'줄리엣' 핫세, '누드신' 옹호했다가 '아동성착취'로 말 바꾼 이유 (종합) [Oh!llywood]
[OSEN=최나영 기자] 배우 올리비아 핫세(71)는 왜 입장을 바꿨을까.
1968년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에 출연한 주연 배우들이 제작사를 상대로 성착취 등의 혐의로 고소해 화제다. 감독 프랑코 제피렐리가 셰익스피어의 고전 '로미오와 줄리엣'을 각색한 영화가 나온 지 거의 55년이 지난 지금, 그 당시 젊은 스타들은 성적 학대, 사기 등의 혐의로 파라마운트 픽처스를 고소한 것.
데드라인의 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극 중 각각 줄리엣, 로미오 역을 맡은 올리비아 핫세와 레오나드 위팅(72)이 제출한 법정 서류에는 "피고인들은 부정직했으며 아동 성학대와 착취를 규제하는 주 및 연방법을 위반해 (배우들이)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나체 또는 부분적으로 나체 상태의 미성년 아동을 몰래 촬영했다"라고 쓰여져 있다. "원고들은 극심하고 심각한 정신적 고통과 함께 육체적 고통을 겪었고 앞으로도 계속 고통받을 것"이라고도 덧붙여져 있다.
핫세와 위팅은 이 영화가 벌어들은 수입을 추정, 수억 달러 이상의 징벌적이고 모범적인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5억 달러(한화 6,360억 원) 이상이다. 두 사람은 또한 '증거에 따른 보상적, 경제적, 비경제적 피해와 파라마운트에 대한 경제적 이익의 포기'에 대해 살펴보고 있는 중이다.
촬영 당시 위팅은 16세의 미성년자였고, 핫세 역시 15세의 미성년자였다. 이들은 제피렐리로부터 촬영되거나 전시되는 나체는 없을 것이며 침실/연애 장면에서 살색 속옷을 입을 것이라고 들었다.
그러나 1968년 12월 둘째 주 침실 장면이 촬영된 날 아침 이들은 신체 화장을 받았고, 제리펠리는 그들이 나체로 연기하지 않으면 영화가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피렐리는 "영화에 수백만 달러가 투자됐다. (촬영하지 않으면) 할리우드는 고사하고 어떤 직업에서도 다시는 너희들은 일할 수 없을 것이다"라며 종용했고 카메라 위치를 거짓으로 말했다. 촬영 마지막 날 이들은 감독의 요구대로 누드 연기를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과거 성희롱·성폭행 주장의 주체였던 제피렐리는 2019년 사망해 이번 소송의 피고인이 아니다.
파라마운트는 데드라인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1968년 3월 개봉했을 때 '로미오와 줄리엣'은 흥행에 성공했다.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포함한 네 개의 상 후보에 오른 이 영화는 촬영상과 의상 디자인상을 수상했다. 핫세와 위팅 둘 다 그들의 연기로 골든 글로브상을 받았다.
이런 명성 때문이었을까. 핫세는 2018년까지만 해도, 이 영화에 등장한 나체의 필요성에 대해 말했다. 당시 막 출간된 회고록에 대한 홍보가 한창일 때, 그녀는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나체 연기를 두고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자신와 위팅이 비록 어렸지만 둘 다 스크린의 '용사'였고 "(나체 촬영에 대해 )우리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2018년 영화 50주년을 맞아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는 누드 장면에 대해 "'로미오와 줄리엣'에 필요하다"라며 "미국 영화계에 전환점을 마련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내 나이대에는 아무도 그런 적이 없었다"라고 자랑스러거워하며 제피렐리가 예술적인 결정을 맛깔나게 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분명히 두 사람은 현재 이 문제에 대해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다. 왜 변한 것일까.
이에 대해 이들의 공동 매니저 토니 마리노치는 데드라인에 "올리비아와 레오나드 모두 당시 발생한 성 착취/성차별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용기가 필요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MeToo 운동과 다른 유사한 지원 단체들은 올리비아와 레오나드가 이러한 학대와 관련해 최종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했다"라고 전했다.
출세작이고 세간의 관심이 상당했던 성공작이기에 어두운 진실을 가리고 있다가 미투운동 등 시대의 변화와 맞물려 용기를 냈을 것이란 추측이 크다. 피해자들이 자신의 아픔을 감추고 오히려 다소 방어적인 입장을 취하다가 용기를 내 상처를 끄집어내는 모습은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소송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이 아동 성학대 주장에 대한 공소시효를 잠정 중단하면서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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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로미오와 줄리엣' 스틸,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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