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해결과제가 쌓여 있는 라그나로크X

문원빈 기자 2023. 1. 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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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나로크X 찍먹 리뷰…IP 감성만 보고 즐기기엔 조금 아쉬운 퀄리티

5일 국내 출시한 그라비티 신작 '라그나로크X: 넥스트 제너레이션(이하 라그나로크X)' 찍먹 리뷰를 위해 서둘러 플레이해봤다. 

이 게임은 앞서 출시한 태국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국내 출시가 늦긴 했지만 기자도 라그나로크 원작과 라그나로크 오리진을 재밌게 즐겼던 팬이라 기대감을 가졌다.

캐릭터 생성 시 커스터마이징은 여타 라그나로크 시리즈처럼 단순했다. 헤어스타일과 눈 모양만 고르는 정도다. 커스터마이징 단계에선 헤어스타일 7종, 눈 모양 5종만 이용할 수 있다. 나머지는 게임 플레이로 해금하는 방식이다. 

게임을 시작하면 정말 '라그나로크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풍경과 그래픽이 너무나도 익숙하다. 튜토리얼도 크게 다르지 않은 흐름이다. 좌측 퀘스트 목록을 클릭하면 자동으로 진행할 수 있다. 맵을 열어 클릭하면 자동으로 그 지역까지 이동한다.

- 초반 오프닝 애니메이션 작화 퀄리티는 훌륭하다
- 헤어스타일 7종, 눈 모양 5종만 고를 수 있다
- 치치의 헤어스타일이 탐난다

시작하자마자 '치치'라는 NPC가 맞이해준다. 게임을 진행하면 계속 물음표가 그려진다. 어쩔 수 없이 전작 라그나로크 오리진과 비교된다. 스킬 모션은 더 촘촘하고 타격감이 잘 전달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컷인 시 화면을 가득 채우는 채팅은 기자를 놀라게 만들었다. 중국 개인 방송 채팅 감성이라 동남아 지역에선 호응을 얻었을 수도 있겠지만 한국 유저 취향은 아니다. 다른 유저들의 레벨업 소리가 계속 들리는 것도 신경쓰였다.

백그라운드 처리도 디테일이 떨어진다. 지면은 초록색 바탕에 꽃과 구조물을 군데군데 배치한 느낌이다. 배경과 캐릭터는 상호작용이 되지 않는다. 캐릭터와 NPC가 대화할 때 입모양조차도 움직이지 않는다. 특히 남문 열차를 탑승하는 퀘스트 진행 시 옆에 함께 앉은 NPC는 모형인 줄 알았다. 표정 변화와 움직임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퀘스트를 진행할 때 나타나는 상호작용 버튼 위치도 애매하다.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퀘스트가 취소된다. 예를 들면 채팅 위에 답변 버튼이 나타나는데 다른 UI 혹은 메시지와 겹치면 보이지 않는다. 버튼 위치 이동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 300ms라고? 프레임 저하로 이동했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현상이 잦았다
- 풀과 꽃은 그대로 통과되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상호작용도 불가능하다
- 컷인에서 몰입감을 크게 저하시키는 채팅 난무

최적화는 개선이 필요했다. 기자의 스마트폰은 아이폰14 프로다. 최신 플래그십 기기로 최고 사양 설정으로도 플레이 자체는 원활했다. 하지만 유저들이 모여있는 장소로 이동하면 프레임이 저하되면서 'Loading' 문구가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와이파이, 5G 환경 모두 프레임 저하 현상나타났다. 개선이 시급한 대목이다. 

직업은 원작처럼 검사, 복사, 마법사, 도둑, 상인, 궁수를 고를 수 있다. 초반에는 공격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수월하게 사냥할 수 있다. 공격력에 영향을 주는 능력치를 추천한다. 예를 들면 검사, 도둑, 상인은 힘에 올인, 궁수는 덱스, 마법사와 복사는 인트에 올인하는 방식이다. 전투 프리스트는 인트가 아닌 힘에 투자해야 한다. 능력치를 초기화할 땐 '윤회의 돌'이 필요하다.

스킬 재사용 대기시간이 다른 시리즈보다 긴 편이라 하나씩 배워서 유지력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 스킬 유지력이 어느 정도 있다고 판단하면 자신이 원하는 스킬을 위주로 트리를 만들어 가는 것을 추천한다.

커뮤니티 기능과 BGM은 좋은 점수를 줄만하다. 말풍선, 모션, 이모티콘은 공들여 만들었다. 다만 커뮤니티 기능은 MMORPG에서 부가적 요소다. 게임 자체에 매력을 제공해야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 게임성이 부실하면 정성껏 만든 커뮤니티 기능은 무용지물로 전락한다.

- 의상에서는 진심이 느껴진다
- 커뮤니티용 이모티콘, 모션도 정말 다양하다

2시간 정도 플레이로 느낀 라그나로크X를 한 줄로 평가하면 '발전이 멈춘 후속작'이다. 해외에서 먼저 오픈한 게임이라면 한층 보완된 퀄리티를 보여줄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한국어 번역 외에 달라진 것이 없다. 후반부 플레이로 평가가 달라질 수 있지만 기대감이 차오르지 않았다.

라그나로크는 분명 훌륭한 IP다. 후속작이 우후죽순 쏟아진다는 비난을 받지만 그런 IP는 라그나로크 외에도 수없이 많다. 게임 시장에는 라그나로크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기술력은 날이 갈수록 급속도로 발전한다.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면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 게이머들은 차세대 기술력이 적용된 재미있는 게임을 찾아 떠난다. 시간은 한정적이니까.

'라그나로크의 감성 계승'이란 캐치프레이즈는 좋다. 하지만 게이머 입장에서 라그나로크의 퀄리티까지 그대로 답습하는 건 원치 않는다. 이는 게임의 재미와 무관하다. 게임의 재미는 개인마다 다르게 느낀다.

아무리 퀄리티가 뛰어난 게임이라도 재미를 보장한다는 법은 없다. 분명 라그나로크X에 재미를 느끼는 유저도 있을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라그나로크의 감성은 정말 훌륭하기 때문이다.

- 후반부 콘텐츠에선 평가가 달라질 수 있을까

라그나로크X는 재미를 떠나 성의가 아쉬운 게임이다. 마감 시간에 쫓겨 급하게 내놓는 졸업 작품과 비슷하다. 그런 작품에서 퀄리티를 찾기는 어렵다. 원작과 같은 MMORPG 장르라 그 단점이 더 부각됐다.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생각해보자. 던전앤파이터의 게임성을 그대로 계승했지만 캐릭터 도트, NPC 일러스트, 스킬 형태, UI 배치 등 차별 포인트는 꽤 많다. 발전이라는 평가가 무색하지 않다. 

라그나로크X를 즐길 때마다 라그나로크 오리진이 계속 떠오른다. 라그나로크 오리진도 완벽한 게임은 아니었다. 그래도 발전됐다는 느낌은 받았다. 라그나로크 후속작 중 유저들의 호응과 모바일 마켓 성과가 가장 좋았던 것이 증거다.

앞으로도 라그나로크의 후속작은 계속 출시될 전망이다. 원작 라그나로크를 정말 재밌게 즐긴 세대로서 후속작이 발표될 때마다 안타깝다. 만약 그라비티가 또 다른 MMORPG를 준비 중이라면 라그나로크 오리진보다 디테일 요소를 확실하게 챙기면서 라그나로크의 감성을 계승하는 작품이길 바란다. 

moon@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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