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세일즈포스 대규모 정리해고…새해도 감원 칼바람
세일즈포스, 전직원 10% 감원…8000명 규모 추산
코로나19 수혜 속 몸집 불린 기술기업 비용절감 가속화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연초부터 실리콘밸리에 정리해고의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수요 감소에 대응하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인력 감축을 이어가고 있다.
연초부터 아마존 1만8000명·세일즈포스 8000명 정리해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아마존이 앞으로 몇 주 동안 1만8000명 이상의 직원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9월 기준 아마존 직원은 150만명으로, 정리해고 규모는 전체의 1.2%에 해당한다. 전체 직원대비 비중은 크지 않다고 볼 수 있지만, 해고 규모 자체로는 최근 알려진 미 빅테크 정리해고 중 최대 규모다.
아마존은 지난해 11월 정리해고 방침을 공식화했으며 당시 1만명 규모의 직원을 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 감소와 경기 둔화 전망에 비용 절감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당초 예상보다 더 많은 인원을 내보내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은 지난해 기기 사업, 고용, 유통 등의 부문에서 이미 수천명을 해고했다고 WSJ은 전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SW) 개발기업 세일즈포스도 이날 전체 직원의 약 10%를 감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의 종업원 수는 지난해 10월 기준 8만명으로, 정리해고 규모는 8000명 안팎이 될 전망이다.
마크 베니오프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경영 환경은 여전히 도전적이고 고객들은 구매 결정에 더욱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며 “너무 많은 인력을 고용한 상태로, 그(감원)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세일즈포스의 전체 직원수는 약 4만 8000명이었으나, 코로나19 기간 인원이 급증했다.
미 IT 기업들의 잇따른 인력 감축 행보는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기간 입은 수혜의 역풍 탓이다. 재택 및 원격 근무 확산, 전자상거래를 비롯한 온라인 활동 증가로 급성장했던 기술 기업들은 팬데믹이 잦아들자 수익 감소에 직면했다. 활발한 신규채용으로 몸집을 불렸던 이들 기업은 인건비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 부담에 경기 둔화 우려까지 겹치자 결국 다이어트에 나서게 된 것이다.
지난해 美 테크기업서 15만명 해고…“새 직장 빠르게 찾아”
IT기업 감원 추적 사이트 ‘레이오프.fyi(Layoffs.fyi)’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1018개 기업에서 총 15만3678명이 해고됐다. 회사별로는 메타(옛 페이스북) 1만1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아마존(1만명), 세일즈포스(8000명), 부킹닷컴(4375명), 시스코(4100명), 우버(3700명), 트위터(3700명) 순이었다. 아마존 추가 감원 관련 보도는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 된 미 IT 업계의 정리해고 추세는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빠르고 크다고 WSJ은 전했다. Layoffs.fyi의 조사자료를 보면 팬데믹 초기인 2020년 3∼12월 해고자는 약 8만명이었으며, 2021년에는 1만5000명이 해고됐다.
다만 IT 기업들의 대규모 감원에도 해고자들이 새로운 직장을 빠르게 찾으면서 고용시장은 여전히 구직자보다 일자리가 많은 빡빡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구인·구직 사이트 집리크루터는 최근 IT 기업에서 해고된 노동자의 79%가 구직에 나선 지 3개월 안에 재고용됐다고 밝혔다.
특히 실리콘밸리에서는 대규모 정리해고가 시작된 이후 창업 열기가 오히려 뜨거워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데이터 분석기업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엔젤 투자 등 초기 단계 스타트업 투자는 역대 최대였던 2021년과 비슷한 374억달러(약 47조7000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IT 기업 해고자가 차린 스타트업 20곳에 각각 10만달러(약 1억3천만원)씩을 투자하는 한 벤처캐피탈 프로그램에는 메타와 트위터 등에서 해고된 지원자가 1000명 넘게 몰리기도 했다.
장영은 (bluera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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