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먹거리, 가장 익숙한 바다서 찾겠다" HD현대 정기선의 구상
"바다는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잘 해낼 수 있는 곳입니다."
정기선 HD현대 대표는 바다를 이같이 정의했다. 글로벌 1위 조선기업에게 가장 익숙한 바다의 잠재력을 통해 글로벌 에너지 위기와 기후 변화 해법을 찾고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HD현대는 CES 2023 개막을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프레스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정 대표는 이번 컨퍼런스의 포문을 여는 오프닝 연설을 맡았다. 이 자리에서 바다에 대한 관점과 활용 방식의 근본적 대전환 '오션 트랜스포메이션(Ocean Transformation)'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구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 대표는 HD현대가 처음으로 참가했던 CES 2022에서 '쉽 빌더(Ship Builder)'를 넘어 미래의 가치를 만드는 '퓨처 빌더(Future Builder)'로 거듭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은 HD현대가 퓨처빌더로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 회사가 나아갈 방향성을 한단계 구체화 시킨 청사진이었다.
정 대표는 "글로벌 에너지 위기와 기후 변화 등 인류에 닥친 가장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다가 품은 무한한 잠재력을 활용해야 한다"면서 "HD현대는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인류 영역의 역사적 확장과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성장에 앞장설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 대표에 이어 △오션 모빌리티(Ocean Mobility) △오션 와이즈(Ocean Wise) △오션 라이프(Ocean Life) △오션에너지(Ocean Energy) 등 바다 대전환을 이끌 4개 핵심 비전과 목표가 공개됐다. HD현대는 그룹이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해양, 에너지, 산업기계 기술력을 활용해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고, 안전하게 운송 및 활용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함으로써 바다를 '지속 가능한 친환경 에너지의 장'으로 전환하는데 앞장서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HD현대의 주요 파트너사 경영진도 연사로 등장해 바다의 가능성을 현실로 바꾸기 위한 HD현대의 혁신과 도전에 동참할 뜻을 내비쳤다. 샴 샤카(Shyam Sankar) 팔란티어(Palantir) 최고운영책임자(COO)는 "HD현대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긴밀한 협업을 이어가겠다"고 예고했다. 얀 크에르스고르(Jan Kjaersgaard) GE 오프쇼어윈드 최고경영자(CEO)는 "HD현대와의 협력을 통해 가장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수소생산설비를 구축할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프레스 컨퍼런스에 이어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도 HD현대는 오션 트랜스포메이션 실천 의지를 적극 피력했다. 김완수 HD현대 부사장, 김성준 한국조선해양 부사장, 장광필 한국조선해양 전무, 임도형 아비커스 대표 등과 기자간담회에 모습을 보인 정 대표는 "지난해 그룹 지주사 대표이사(사장)를 맡은 지 1년여가 됐다"면서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주기 위해 정신 없이 보낸 1년이었고, 그 과정에서 바다에 주목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선사로선 이례적으로 CES에 출사표를 내고 2년 연속 부스를 낸 것과 관련해서는 "CES 첫 참가를 통해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과 사업 협력을 모색했고, 미국 팔란티어와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올해 CES에서도 글로벌 기술 트렌드를 면밀히 살피고, 우리의 비전 달성에 속도를 더해줄 세계 최고의 기업들과 긴밀한 협력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00년 기업을 향한 나머지 반세기를 위한 첫 걸음을 떼는 올해는 그룹 임직원들과 이해관계자들에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할지 고민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HD현대 관계자는 "올해 CES에서도 작년과 같이 전 세계를 무대로 우리의 비전과 기술력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각 분야의 글로벌 선도 기업들과 협업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적극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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