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규제완화에 서울 아파트값 39주 만에 하락폭 감소…원희룡 “집값 폭락 안돼”

이동준 2023. 1. 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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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규제 완화, 자기 상환 능력 내서 거래 터주자는 것”
5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서울 도심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등 2주택자에 대한 중과세를 폐지 또는 유예하는 등 전방위 규제완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39주 만에 하락폭이 축소됐다.

앞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집값이 내려오는 과정이 너무 급작스럽다”며 속도를 완화하자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5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2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0.74%에 비해 낙폭이 0.07%포인트 줄어들면서 지난해 4월 첫주 조사 이후 9개월(39주) 만에 하락폭이 둔화했다.

서울 아파트값 하락폭이 감소한 것은 정부가 2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중과 폐지, 양도세 중과 1년 추가 유예 및 제도 개선 검토 등 세부담을 대폭 줄여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완화하는 등 전방위 규제완화에 나선 영향이다.

이날부터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21개 구가 모두 규제지역에서 풀림에 따라 다음주 아파트값 조사에서는 하락폭이 더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매도자들은 금리 인상에 따른 거래 침체 속에 세부담이 줄면 급하게 팔 이유가 없다며 지난달 하순부터 일부 급매물을 거둬들이거나 매물 출시를 철회하고 있다.

실제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5일 현재 5만1180건으로 한달 전(5만7020건)에 비해 10.2%, 보름 전(5만2278건)에 비해 2.2% 감소했다.

잠실 리센츠 전용 84㎡는 현재까지 지난달 14일 계약 건으로 19억8000만∼21억1000만원에 3건이 신고됐고, 잠실 엘스 전용 84.8㎡도 지난달 최고 21억3000만원에 계약돼 지난해 8월(23억1000만원) 이후 가장 높은 금액에 계약되기도 했다.

구별로 노원(-1.17%)·강북(-1.12%)·강북(-0.86%) 등 강북 지역의 하락폭이 여전히 높았지만 지난주 보다는 낙폭이 소폭 둔화했다.

강남권도 하락폭이 줄었다. 강남구는 지난주 -0.44%에서 금주 -0.41%, 서초구는 -0.55%에서 -0.38%로, 송파구는 -0.49%에서 -0.37%로 각각 줄었다.

서초구 반포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강남3구는 이번에 규제지역 해제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종부세·양도세 등 보유세 인하 정책을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며 “급매물 출시가 줄었을 뿐 가격이 오르거나 거래가 활발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집값이 내려오는 과정이 너무 급작스럽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원 장관은 전날인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집값 하락이 너무 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5년 동안 집값이 너무 올랐다. 아직도 집값은 여전히 비싸다”면서도 “집값이 내려오는 과정이 너무 급작스럽다 보니 영끌족이나 전세금 반환이 불안한 분들에게 충격과 고통이 크면 경제위기까지 와서 국가에 부담이 올 수 있으니 속도를 완화하고 안전장치를 가동하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원 장관은 “5년 동안 (집값이) 오르면서 얼마나 공포와 절망과 우리 국가에 많은 부작용을 낳았나”라며 “오를 때 폭등하고 내릴 때 폭락하면 국가가 이게 완전히 뭔가. 골병이 든다”고 했다.

이어 “긴급 주사 처방, 극약 처방보다 우리 시장과 경제 성장에 전반적인 건강 체질로 이 부분을 소화해낼 수 있게끔 연착륙을 유도하는 게 좋은 정부의 기본자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선 (문재인 정부의) 이런 모든 규제는 지난 5년간 부동산값이 급등할 때 다급해서 이것저것 그냥 막 모든 규제를 총동원한 것”이라며 “ 규제를 풀지만, 다주택자도 3주택 이상자들은 중과세가 그대로 유지 되고 중과세를 면하려면 등록임대로 장기간에 낮은 인상률로 좋은 임대인 역할을 해야만 세금을 면해준다”고 말했다.

덧붙여 “아직 내 집 마련을 못 하거나 1가구 2주택으로 청약이나 이사 수요로 갈아타려는 분들, 수요가 높은 지역에 들어가려고 해도 못 들어갔던 분들에 대해선 대출을 자기 상환 능력 내에서 거래를 터주자는 것”이라며 “과거처럼 무제한 대출받아서 부동산들을 사재기하는 건 안전장치와 유도 방향이 강력하게 지금 마련이 돼 있다”고 강조했다.

원 장관은 다만 “이번에 규제를 풀었다고 거래가 갑자기 살아나거나 가격이 갑자기 오르기에는 시장에 주렁주렁 달려진 여러 모래주머니가 너무 무거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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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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