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중국대사관, 한국 국회의원단 대만 방문에 입장문 발표···“결연한 반대와 항의”
주한 중국대사관이 한국 국회의원 대표단의 최근 대만 방문에 대해 강력한 항의의 뜻을 담은 입장문을 5일 발표했다.
중국대사관은 이날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한국 의원단의 대만 방문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한 수교 공동 성명의 정신에 심각하게 위배되고 중·한 우호 관계의 발전에 배치되는 것”이라며 “중국은 이에 대해 결연한 반대와 강력한 항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대만 독립 세력에 심각한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중·한 우호의 정치적 기반을 훼손하며 위험성이 매우 높아 중·한관계에 심각한 충격을 주게 될 것”이라며 “한국 측이 이번 사건의 위해성을 인식하고 악영향을 해소할 수 있는 조치를 적시에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대만 외교부는 지난달 31일 “한국 국회의원 대표단과 조경태 한국-대만 의원친선협회장이 28일부터 31일까지 대만을 방문했다”며 “이들은 차이잉원 총통과 여우시쿤 입법원(의회)장을 만났고, 대륙위원회를 찾아 대만해협의 긴장과 남북한 관계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대표단에는 정우택 국회부의장과 국민의힘 이달곤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 등이 포함돼 있다.
대사관은 입장문에서 “한국 측이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한 수교 공동 성명의 정신을 성실히 지키면서 대만 지역과 어떠한 형태로든 공식적인 교류를 하지 않고 실제 행동으로 중한관계의 전체 국면을 수호할 것을 엄숙히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대사관은 이어 한·중 수교 공동성명 3항(대한민국 정부는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를 중국의 유일 합법 정부로 승인하며 오직 하나의 중국만이 있고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이라는 중국의 입장을 존중한다)을 거론하면서 “이는 한국의 중국에 대한 엄숙한 약속이며 중·한 수교와 양국 관계 발전의 정치적 기반”이라고 지적했다.
외교부는 이에 대해 한국 의원단 대만 방문은 정부의 입장과 무관한 의원들의 개별적 교류 활동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국회의원의 개별 활동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언급할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외교부의 한 당국자는 “외교채널을 통해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는 정부의 입장을 잘 전달했다”며 “중국 측도 우리 입장을 충분히 잘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자 대만 해협 주변에서 고강도 군사훈련을 벌이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중국은 또 펠로시 의장 방문 이후 미국·프랑스·영국·일본·체코·호주 등 서방국의 당국자와 의원들이 대만을 방문한 것에 대해서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유신모 기자 sim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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