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에 갇힌 한국인 도와준 美부부…BBQ “치킨, 1년간 쏜다”
미국 뉴욕주 버펄로에서 겨울 폭풍에 고립된 한국 관광객들을 보살펴준 미국인 알렉산더 캠파냐(40) 부부가 1년간 국내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BBQ의 치킨을 무료로 먹게 됐다.
BBQ는 5일 “캠파냐 부부의 선행에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아 치킨 상품권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상품권 전달식은 11일(현지 시각) 버펄로 BBQ 매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캠파냐 부부는 이날부터 1년간 매일 치킨 1마리씩을 먹을 수 있다.
◇ “실례지만 삽을 빌릴 수 있을까요?”
평생 버펄로에서 살아온 캠파냐 부부는 23일 폭설 예보에 집에서 조용히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낼 계획이었다. 캠파냐 부부는 폭설로 며칠간 외출하지 못할 것을 대비해 냉장고에 식재료를 가득 채워놓기까지 했다.
뜻밖의 손님을 만난 건 이날 오후 2시. 누군가가 캠파냐 부부의 현관문을 두드렸다. 미국으로 여행을 온 최요셉(27)씨와 한국 관광객들이었다. 이들은 나이아가라 폭포를 가던 중 눈이 빠르게 쌓이면서 도로가 마비됐고, 승합차가 눈에 파묻혀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됐다며 삽을 빌려달라고 했다.
캠파냐 부부는 영하 12도에 눈에 갇힌 차량 안에서 덜덜 떨고 있는 한국인들을 바라본 뒤 삽 대신 이들을 초대했다. 캠파냐 부부는 최씨 부부, 딸과 여행 온 부부, 현지 유학생과 어머니, 서울에서 온 대학생들, 운전기사에게 침실 3개를 내어줬다.
한국인 관광객들은 캠파냐 부부에게 감사를 표하고자 음식을 만들기로 했다. 주방에 들어선 이들은 깜짝 놀랐다고 한다. 캠파냐 부부 집에 전기밥솥, 김치, 간장, 맛술 등 한식에 필요한 가전제품과 식재료가 준비돼 있었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캠파냐 부부는 ‘한식 애호가’였고, 평소에도 한식을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이에 요리를 잘하는 한국 관광객 중 한 명이 제육볶음과 닭볶음탕을 만들었고, 덕분에 캠파냐 부부는 제대로 된 한식을 즐길 수 있었다. 캠파냐 부부는 뉴욕타임스를 통해 “한국에서 온 새로운 친구들과 잊을 수 없는 연말 추억을 만들었다”며 “한국을 방문해 한국 문화와 음식을 경험하고 싶다”고 말했다.
감동적인 사연과 캠파냐 부부가 ‘한식 애호가’라는 사실을 알게된 BBQ가 미국 내 BBQ 법인을 통해 캠파냐 부부에게 연락했고, 감사한 마음을 담아 1년치 상품권을 선물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BBQ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폭설에 고립된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따뜻한 온정을 베풀어 준 캠파냐 부부에게 1년 무료 치킨 상품권을 증정할 수 있어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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