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 든 권성동, 결국 ‘윤심’은 ‘김장연대’?

박성의 기자 2023. 1. 5.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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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사무실 물색했는데…권성동, 5일 돌연 불출마선언
친윤계 ‘김장연대’로 결집 가능성…나경원 출마 여부에 촉각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당의 화합과 단결이 우선되어야 한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총선승리가 절실하고, 총선승리를 위해서는 일말의 오해도 없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오는 3월8일 치러지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권 의원이 돌연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 안팎에선 권 의원 사퇴 배후에 '윤심'(윤 대통령 의중)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실제 용산 대통령실이 친윤계 주자 간 표심 분산을 강하게 우려했고, 권 의원 역시 이 같은 기류에 부담을 느껴 출마의사를 접었다는 후문도 들린다. 이른바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의원 연대)로 '윤심'이 기울었다는 관측과 함께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한 뒤 기자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사무실까지 알아봤는데…권성동, 불출마 결정

지난주까지만 해도 권 의원의 출마는 유력해 보였다. 권 의원이 1월 첫째 주 중 출마 선언을 할 것이란 구체적인 전망까지 나왔다. 실제 권 의원 측 관계자들이 여의도 인근에 선거캠프 사무실을 알아보고, 여권 인사들에게 캠프 합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의원도 당권 욕심을 부인하지 않았다. 불출마 선언을 하루 앞둔 지난 4일에도 지역구인 강원도를 찾았다. 그는 '강원도당 2023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이제 대한민국을 바꿀 때가 왔다"며 "2024년 총선에서 다수당의 위치를 점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1200여명의 강원권 당원들은 '권성동'을 연호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박정하 의원은 "권성동 의원이 올해 꿈꾸고 있는 성취가 이뤄지기를 바란다"며 전당대회 출마 주자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랬던 권 의원이 다음 날 돌연 불출마를 선언했다. 권 의원의 일부 측근들만 이 사실을 알았을 정도로 예고되지 않은 행보였다. TK(대구·경북) 지역구의 국민의힘 한 의원은 "솔직히 놀랐다. 권 의원으로서는 쉽지 않은 결단이었을 것"이라며 "당 대표 당선 가능성을 떠나 '레이스'를 시작하기도 전에 운전대를 놓은 것 같아 동료로선 아쉽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권 의원의 사퇴 배경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권 의원이 이른바 '윤심'을 읽은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용산 대통령실이 친윤 주자간 경쟁을 우려했고, 이 같은 기류를 윤 대통령의 측근들이 권 의원에게 완곡하게 전달했다는 후문이다. 실제 권 의원도 "연말연시 많은 국회의원 선배, 종교지도자 여러분과 대화를 나눴다"며 여권 일각에서 불출마 요구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대통령실 사정에 능통한 여권 한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당무에 개입하진 않지만, 당연히 누가 국정운영의 파트너가 될지 고민이 많은 상황"이라며 "가장 우려하는 상황은 역시 '같은 식구'끼리 경쟁하는 과정에서 당에 금이 가고, 누군가 어부지리를 얻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이 (권 의원의) 사퇴를 압박할 리는 없다. 다만 권 의원도 대통령의 의중을 직간접적으로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과 김기현 의원이 2022년 12월26일 오후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산혁신포럼 2기 출범식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힘 얻는 '김장연대'…권성동 합류는 미지수

권 의원의 사퇴는 같은 친윤계인 김기현 의원에겐 호재다. 앞서 김 의원은 '윤핵관' 장제원 의원과의 연대를 발표한 상태다. 권 의원의 사퇴로 '김장연대'는 친윤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권 의원이 얻지 못한 '윤심'을 김 의원이 얻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김 의원 부부를 관저로 초청해 동반 만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부터 9일 뒤인 12월26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산혁신포럼 2기 출범식에서 장 의원은 김 의원 지지를 공식화했다. 장 의원과 윤 대통령이 평소 긴밀하게 소통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 의원이 윤 대통령이 선호하지 않는 주자를 지지했을 가능성은 적다.

다만 이날 사퇴한 권 의원이 김 의원 캠프에 합류할 지는 미지수다. '개국공신'인 권 의원으로서는 당권 경쟁에서 '아우' 장 의원에게 밀린 현 상황이 달가울 리 없다. 권 의원은 이날 불출마선언 뒤 기자들과 만나 "다른 후보들이 어떻게 연대하는지에는 관심이 없다"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새 대표를 뽑는 만큼 윤석열 대통령과 연대가 가장 중요하고, 국민과 당원들이 마음을 얻을 연대가 필요하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권 의원의 사퇴로 친윤 주자간 추가적인 '교통정리'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제 여권의 시선은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쏠리고 있다. 당내에선 나 전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 경우, 현재 친윤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게 된 김 의원의 강력한 라이벌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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