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유럽에서 또 5300억원 거액 벌금… 맞춤형 광고 사업 ‘직격탄’

유럽 당국, 메타에 누적 13억 유로 벌금 부과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 /로이터=연합뉴스

소셜미디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회사인 메타가 유럽에서 개인 정보 보호법을 위반해 맞춤형 광고를 한 이유로 5000억원 넘는 벌금을 물게 됐다. 이로써 메타는 유럽에서만 개인 정보 보호법 위반 등 여러 이유로 지금까지 13억유로(약 1조7500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빅테크 기업의 대표 캐시카우(현금 창출원)였던 맞춤형 광고 사업 전망이 어두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일랜드 데이터보호위원회(DPC)는 메타의 맞춤형 광고 사업이 유럽연합(EU)의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을 위반했다며 3억9000만유로(약 5300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각각 2억1000만유로, 1억8000만유로를 물린 것이다. GDPR은 기업의 법 위반이 적발되면 연간 매출의 최대 4%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메타의 맞춤형 광고는 소셜미디어 이용자의 인터넷 검색 기록, 시청한 동영상 등 개인 활동 내역을 수집해 관심을 가질 법한 제품 광고를 노출해주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포털에서 ‘다이어트’를 검색하면, 소셜미디어에 다이어트 식품이나 운동 관련 광고가 많이 뜨는 것도 이 때문이다.

DPC는 “메타가 검색 기록과 같은 개인 정보의 사용 동의를 받는 과정에 잘못된 법적 근거를 적용했다”며 “3개월 안에 개인 정보 사용 동의를 구하는 별도의 기능을 추가하라”고 지시했다.

메타는 즉각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메타는 지난해 1~9월 830억달러(약 105조6000억원)의 광고 수익을 올렸는데, 이 중 4분의 1이 유럽에서 나왔다. 유럽 당국 주문대로 별도의 동의를 받을 경우, 개인 정보 수집을 반대하는 이용자가 늘며 메타의 광고 수익이 타격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WSJ는 “광고 수입이 줄면서 메타의 기업 가치도 12~25%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