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해리 왕자 "형 윌리엄, 내 아내 모욕…신체적 폭행 당했다" 폭로
영국 해리 왕자가 형 윌리엄 왕세자로부터 물리적 폭행을 당해 부상을 입었다고 폭로했다.
5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해리 왕자는 오는 10일 출간되는 그의 자서전 '스페어'(Spare)에서 윌리엄 왕세자에게 신체적 공격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가디언지가 입수한 자서전 내용에 따르면 폭력 사태는 윌리엄 왕자가 해리 왕자의 아내 메건 마클에 대해 불평하면서 시작됐다.
사건은 2019년 당시 해리 왕자가 살던 영국 런던 켄싱턴궁의 노팅엄 코티지에서 벌어졌다. 처음 대화는 윌리엄 왕세자가 그들의 관계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하면서 시작됐다.
해리 왕자는 형 윌리엄 왕세자가 할리우드 배우 출신인 자신의 아내 메건에 대해 "까다롭고 무례하고 거슬린다"(difficult, rude, abrasive)고 했다고 주장했다.
해리 왕자는 자신의 아내에 대한 형의 비방에 언론의 이야기를 앵무새처럼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고 반박했고, 이는 물리적인 몸싸움으로 이어졌다.
해리 왕자는 "모든 것이 너무 순식간에 일어났다. 윌리엄이 내 멱살을 잡고 목걸이를 잡아뜯었고, 나를 바닥에 넘어뜨렸다"고 기억했다. 해리 왕자는 강아지 밥그릇 위로 떨어졌고, 그릇이 산산조각 나면서 그 파편에 등을 찔리는 부상을 입었다고 했다.
해리 왕자는 형 윌리엄 왕세자가 어렸을 때처럼 싸우자며 자신을 때리라고 했지만 이를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해리 왕자는 "잠시 멍하니 누워있다가 일어서서 형에게 나가라고 했다"며 "이후 윌리엄이 후회하는듯한 모습으로 돌아와 사과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해리 왕자는 형 윌리엄 왕세자와 다툰 이후 치료사에게는 바로 전화를 했지만, 아내에게는 바로 말하지 않았다고 했다.
아내 메건이 등에 긁힌 상처와 멍이 있는 것을 알아차렸을 때야 형과의 다툼에 대해 말했다고. 그러나 해리 왕자는 아내가 그리 놀라지도, 화를 내지도 않았다면서도 "그녀는 몹시 슬퍼했다"고 기억했다.
또한 해리 왕자는 형 윌리엄 왕세자가 비이성적인 모습을 보여 서로 소리치며 다투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해리 왕자는 '예비품'(Spare)이 되길 원하지 않는 자신을 이해 못하는 형을 향해 '상속자처럼 행동한다'고 비난했고, 윌리엄 왕세자는 돕고 싶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고 했다.
또한 해리는 "아버지(찰스 3세)는 내가 태어난 날 어머니(故 다이애나 비)에게 '당신은 나에게 상속자와 여분(스페어)를 낳아줬다. 내 할 일은 이제 끝났다'라고 했다"고도 전했다.
이같은 해리의 발언들은 자서전 제목인 '스페어'(Spare)와도 맞닿아 있다. '스페어'는 여분, 예비품이라는 뜻이다.
가디언은 책 제목인 '스페어'에 대해 "영국 왕실에서 오랜 시간 전해오는 말로, 첫째 아들(윌리엄)은 모든 명예와 지위, 권력과 재산의 상속자이므로 둘째 아들(해리)은 맏아들에게 무슨 일이 생길 경우를 대비해 있는 예비용 존재라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이어 "어린시절, 학교 생활, 왕실과 영국 군대에서의 경력, 부모형제와의 관계, 메건과의 결혼, 부모로서의 경험 등 '예비품'이 되는 것에 대한 해리 왕자의 억울함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라고 전했다.
한편 해리 왕자는 2018년 5월 미국 드라마 '슈츠' 등에 출연한 할리우드 배우 메건 마클과 결혼해 2019년 5월 아들 아치 해리슨을 낳았다.
두 사람은 2020년 1월 왕실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지 않겠다며 독립을 선언, 캐나다를 거쳐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주했다. 이들의 둘째 딸 릴리베트는 미국에서 태어난 첫 영국 왕족의 딸이 됐다.
해리 왕자 부부는 왕실을 떠난 뒤 2021년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왕실은 아이(아치)의 피부가 검다는 이유로 왕자가 되길 원치 않았다"며 왕실 내 인종 차별 문제를 폭로해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달 방영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해리 & 메건'에서 "왕실은 형을 보호하기 위해선 거짓말을 했지만, 나를 보호하기 위해 진실을 말하는 데는 인색했다"며 왕실을 비판하기도 했다.
출간을 앞둔 해리 왕자의 자서전에서는 윌리엄 왕세자의 폭행 외에도 메건이 겪은 유산, 극단적 선택 시도, 왕실의 인종 차별 등이 다뤄진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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