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美서 첫 두자릿수 점유율 기록..10% 보인다

정한결 기자 2023. 1. 5.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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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기아가 세계 최고 자동차 시장 미국에서 두 자릿수 점유율의 금자탑을 쌓았다. 1986년 '엑셀'을 앞세워 처음 미국땅에 한국산 자동차를 수출한 이후 미국 로컬기업은 물론 유럽·일본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지 37년만에 이룬 성과다. 반도체 공급난과 IRA(인플레이션감축법) 등 악재도 있지만 전동화와 현지화 전략이 구체화하는 만큼 점유율은 차츰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47만대 판매…두자릿수 점유율 전망
현대자동차·기아는 지난해 미국에서 전년보다 1% 감소한 147만4224대를 판매했다고 5일 밝혔다. 역대 최다 판매를 기록했던 전년(148만9118대)에 대한 기저효과로 소폭 감소했지만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연간 판매 기록을 세웠다.

반도체 공급난과 IRA 여파 등으로 경쟁자들이 일제히 잔혹사를 쓴 가운데 독보적 실적이다. 현재까지 연간 판매량을 공개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미국 내 지난해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8% 줄었다. 1위였던 토요타는 판매량이 9.6% 줄면서,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2.5%)한 GM(제너럴모터스)에 1위를 내줬다. 스텔란티스는 12.9%, 혼다는 32.9%, 닛산·미쓰비시는 24.5%, 마쯔다는 11.4% 감소했다.

버티는 힘이 두 자릿수 점유율의 발판이 됐다. 시장조사업체 JD파워·LMC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내 차 판매량은 1370만대로 추정된다. 이 경우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미국 시장 점유율은 10.8%다. 사상 첫 두 자릿수 점유율이다. 다른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는 이미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총 147만대를 판매해 10.6% 시장 점유율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현대차·기아는 특히 악재가 겹치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에 오히려 강세를 보였다. 총 77만1349대를 팔면서 역대 하반기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4분기(38만6898대), 12월(13만8652대)도 각각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35년 만에 혼다를 처음으로 제친 것에 이어 올해는 그 격차를 더욱 벌리게 됐다. 지난해 혼다와의 격차는 2만2488대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이를 49만717대로 벌렸다. 아직 포드·폭스바겐·테슬라 등의 판매량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는 2년 연속 미국 시장 5위가 유력하다.

2022년 미국서 가장 많이 팔린 차는 투싼과 스포티지로, 각각 연간 최다 판매 기록을 세우면서 2년 연속 이를 경신했다. 스포티지의 경우 12만5245대가 팔리면서 처음으로 10만대선을 돌파했다. 현대차 싼타페 11만9589대, 아반떼 11만7177대, K3 10만8424대, 텔루라이드 99만891대로 그 뒤를 이었다.
현대차, 진출 37년 만에 누적 1500만대 판매…차기 성장 동력은 '전동화'
2022 LA 오토쇼(2022 Los Angeles Auto Show)>에 전시된 아이오닉 6의 모습/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 진출 37년 만에 누적 판매랑 1500만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제품 포트폴리오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한 가운데 품질에 집중하면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차는 1986년 첫 진출 당시 울산 공장에서 생산한 소형 세단 '엑셀' 차종 하나로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출시 첫해 16만8882대가 팔리면서 미국 포춘지의 '올해의 10대 상품'에도 선정되기도 했지만, 이후 잦은 고장 등 품질 문제로 판매량은 매년 줄어들기 시작했다.

1999년 '10년간 10만 마일 무상보증' 전략 등 품질경영을 돌파구로 내세우면서 판매량이 다시 성장 궤도에 올랐다. 미국 진출 20년을 맞은 2005년에는 미국 남부 앨라배마주에 첫 현지 생산 공장을 완공했다. 이후 2007년 미국 누적 판매 500만대, 2015년 1000만대 기록 달성에 이어 지난달 누적판매 1500만대를 기록하게 됐다. 기아 역시 조지아주에 현지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여기에 투싼, 산타페, 팰리세이드, 산타크루즈, 엘란트라, 소나타 등으로 라인업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포함해 공격적으로 확대한 것도 주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의 차기 성장 전략에 중심에는 전동화가 있다. 최근 코나EV·아이오닉5·아이오닉6 등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등 친환경차로도 라인업을 확대한 상황이다. 오는 2025년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이 완공되면서 전기차 라인업 확대와 함께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국 자동차 시장 내 친환경차 비중은 전년(7.4%)보다 5%포인트 오른 12.4%를 기록하면서 성장하는 추세다.

현대차·기아는 실제로 지난해 IRA 등 악재에도 친환경차 판매량이 전년보다 65.1% 늘어난 18만2627대를 기록했다. G80전동화 모델, GV60, EV6, 스포티지 하이브리드(HEV) 등 경쟁력 있는 신차를 투입한 것이 주요했다. 전기차의 경우 196.2% 증가한 5만8028대가 팔렸고, 하이브리드 차량은 처음으로 연간 10만대 판매량을 돌파했다. 특히 아이오닉5·GV60·EV6 등 전용전기차가 총 4만5070대 판매되면서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변수는 IRA…"더 완화돼야 숨통 트일 것"
현대차·기아가 새 먹거리로 전기차를 낙점했지만 미국의 IRA가 변수다. IRA는 북미 지역에서 조립한 전기차와, 전기차 배터리 필수 소재를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서 조달해야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지금까지는 IRA 여파에 따른 판매량 감소가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이 완성차업계의 시각이다. 그러나 올해부터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보조금 여부에 따른 감소폭이 커질 수 있다.

최근 미국 재무부는 상업용 리스·렌트 차량에 대해 북미 조립 조건을 적용하지 않겠다며 현대차와 한국 정부의 입장을 수용했다. 배터리 소재국도 추가할 수 있다며 한발 물러선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해 현대차가 미국에서 리스·렌트로 판매한 전기차는 전체의 5% 수준에 그쳤다. 숨통이 트이긴 했지만 오는 2025년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완공 전까지는 판매에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상용 모델을 허락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직 없는 상황"이라며 "움직이지 않던 미국 재무부가 출구전략을 제시했다는 차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지만 상용이 아닌 일반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이 실질적으로 집행되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산업위원도 "향후 관건은 배터리 원산지 규정"이라며 "완화될 경우 조금 더 숨통을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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