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파트너십’, 주거환경 개선의 새 모델이 되길

서울앤 2023. 1. 5.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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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서울은 관측 이래 최대 폭우로 곳곳이 물에 잠기고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를 보았다.

여기에는 기업, 비영리단체(NPO)와 함께하는 '동행파트너십'을 통해 서울 시내 취약주택 수리를 지원해나가는 '주거약자 주거환경 개선' 계획이 포함됐다.

한 가정의 삶을 바꿔놓는 사업에 더 많은 기업이 동참해주기를 바라며, 서울시민 한 사람으로서 동행파트너십을 통한 취약주택 개선사업이 주거복지의 새 모델로 지속되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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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성환ㅣ한국해비타트 기업후원팀장

[서울&]

서울시, 한국해비타트, 대우건설이 협력해 주거환경을 개선한 서대문구 북아현동 반지하 주택의 수리 전의 모습.

지난해 8월 서울은 관측 이래 최대 폭우로 곳곳이 물에 잠기고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를 보았다. 과거 10년간 서울에는 3번 정도 대규모 침수 피해가 있었는데, 특히 지난해 여름은 짧은 시간 내린 큰비로 반지하 주택에 살던 일가족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일어나 많은 사람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노후하거나 안전에 취약한 집을 개선하는 단체에 몸담은 나로서는 한동안 안타까움과 아쉬움에 먹먹한 마음을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간 서울시는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해 펌프장 증설, 저류조 설치 등 ‘침수취약지역 해소사업’을 벌여왔으나 지난해와 같이 기록적인 폭우에는 대응이 어려웠다. 특히 저지대 반지하처럼 열악한 주거지 피해는 더욱 컸다. 이런 경우 정부·지자체가 나서서 긴급 지원하지만 근본대책이 되지 못하고 피해가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해 수방 목표를 대폭 확대하는 한편, 침수 피해를 본 반지하를 비롯한 주거취약가구를 돕기 위해 촘촘하고 지속가능한 ‘주거 안전망 확충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여기에는 기업, 비영리단체(NPO)와 함께하는 ‘동행파트너십’을 통해 서울 시내 취약주택 수리를 지원해나가는 ‘주거약자 주거환경 개선’ 계획이 포함됐다.

한국해비타트는 지난해 11월14일 서울시·대우건설과 ‘주거안전 취약계층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서울시는 도움이 필요한 주거취약계층을 발굴하고, 대우건설은 주택 개선에 필요한 비용을 기부하고, 한국해비타트는 30여 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집수리 실행을 맡는다.

‘주거환경 개선’ 사업은 물막이판 등 재난예방시설 설치를 비롯해 단열·방수, 곰팡이로 얼룩진 벽지·장판 교체, 화장실과 주방 수리, 난방시설 교체, 문턱 제거와 안전난간 설치 등 대대적인 개보수를 통해 주거약자의 열악한 주거환경을 안전하고 쾌적한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특히 주택의 기능적 측면 개선뿐만이 아니라 거주하실 분들의 특성을 반영해 맞춤형 보완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서대문구 북아현동 반지하 주택의 수리 뒤의 모습.

실제 이번 사업의 첫 번째 대상인 북아현동과 화곡동 반지하, 두 장애인 가구는 연말에 말끔하게 리모델링된 집으로 들어가 어느 해보다 따뜻한 겨울을 나고 있다. 지난여름 침수 피해로 겨울이 다 되도록 젖은 마룻바닥에 누워 잠을 청하고 다리가 불편해 집안 곳곳 장애물에 걸려 넘어지기 일쑤였던 어르신은 입주하던 날 다시 태어난 것 같다며 눈물을 보이셨다.

반복된 침수 등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인 주거취약계층을 돕는 가장 즉각적인 지원 방안 중 하나가 바로 ‘주거환경 개선’이다. 살고 있는 반지하 주택이 자가(自家)라는 이유로 임대주택 입주 자격이 주어지지 않고 집을 고칠 자금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주거환경 개선이 진행된 두 가구 모두 역시 이런 상황이었다.

동행파트너십을 통한 취약계층 주거환경 개선은 지자체의 행정력, 기업의 전사적 사회공헌, NPO의 실행력이 결합한 이상적인 사업이다. 다만 이 활동이 앞으로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민간기업의 참여가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생각한다. 더 많은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서울시 차원의 지원을 기대한다.

그동안 많은 작업을 진행해오면서 ‘주거환경 개선’은 단순히 집만 고치는 게 아니라 사는 분의 마음까지도 치유해드리는 일이라는 것을 느낀다.

이분들은 이제 도화지처럼 깨끗해진 마음 위에 ‘희망’을 그려나가실 것이다. 한 가정의 삶을 바꿔놓는 사업에 더 많은 기업이 동참해주기를 바라며, 서울시민 한 사람으로서 동행파트너십을 통한 취약주택 개선사업이 주거복지의 새 모델로 지속되기를 희망해본다.

엽성환ㅣ한국해비타트 기업후원팀장

사진 서울시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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