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서울시청사 데우는 ‘지열에너지’
5일 오전 7시 서울시청 본관청사 지하 3층 중앙통제실. 청사관리팀 직원들이 현황판에 표시된 각층 실내 온도를 점검표에 기재했다. 바깥 날씨는 영하였지만 실내는 17도 이상인 곳이 많았다.
직원들은 대형 스크린을 통해 지열 온도와 지열히트펌프(히트펌프)를 통해 공조기로 공급하는 온도도 점검했다. 성호준 시설관리팀장은 “지열 온도는 지금 지하 200m 깊이까지 들어가 있는 218개 파이프에 담겨 있는 물의 온도다. 청사 실내 온도가 17도 이하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히트펌프가 가동된다”라고 설명했다.
잠시 후 대형스크린에 17도 이하를 알리는 빨간색 표시가 깜박이면서 히트펌프 가동을 알렸다. 지하 5층 보일러실로 내려갔더니 ‘윙~’하는 기계음과 함께 히트펌프가 작동하고 있었다. 성 팀장은 “지열을 머금은 물의 온도는 1년 내내 15도 가량인데 펌프를 거치면서 45도까지 온도가 올라간다. 이렇게 만들어진 열은 공조기를 통해 청사 곳곳으로 공급된다”라고 말했다.
난방을 위한 지열시스템 가동은 30분 만에 끝났다. 혹한기가 닥치지 않는 한 하루 1번 지열시스템만 가동해도 온종일 시청 청사는 정부의 실내 난방 권장온도인 17도 가량을 유지한다.
이중으로 설치된 유리 구조물도 난방에 큰 도움을 준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일조량이 많을 때는 난방기 가동을 하지 않아도 일부 층에서는 18도 이상까지 온도가 오르기도 한다.
지열 난방 시스템은 청사 상층부는 물론 지하층(5층), 인접한 서울도서관까지 열에너지를 공급해주고 있다. 다만 출입문이 많은 청사 1층은 지열과 가스보일러 두가지로 난방을 하고 있다.
지열은 눈이 오면 청사 주변에 쌓인 눈을 녹이는 역할도 한다. 현관 등 3개 출입문 주변 바닥에는 파이프가 촘촘하게 깔려 있다. 일정량 이상의 눈이 내리면 파이프가 가동되면서 인도에 쌓인 눈을 녹여준다.
2012년 8월 준공된 서울시청 청사가 지열 에너지를 이용한 난방시스템을 운영하면서 친환경 에너지 활용을 통한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는 장점은 물론 겨울철 난방비까지 크게 절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에서 물을 끌어 올리고 공조기로 보내주는 순환펌프와 지열을 머금은 물을 가열하는 히트펌프 가동에 드는 전기 사용료 정도만 부담하면 되기 때문이다.
실제 연면적 9만742㎡인 본관청사(본관·서울도서관) 난방에 들어간 비용은 지난해 2월과 11월 각각 5019만원과 1021만원으로, 1㎡당 553원과 11원 들었다. 반면 도시가스 보일러에만 의존하는 서소문청사 1·3동(2만2464㎡)는 면적이 4분의 1 가량 적지만, 같은 기간 난방비가 2245만원, 680만원 들었다. 1㎡당으로 환산하면 1000원과 303원인 셈이다.
한대광 기자 chooh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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