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코로나 몰려온다”…홍콩 백신접종 10배 늘어

8일 中·홍콩 접경지역 왕래 3년만에 재개

[로이터]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오는 8일 중국과 홍콩특별행정구역 간 왕래가 재개되자 코로나19 대량 유입을 우려한 홍콩인들의 백신접종이 10배나 늘었다

중국 정부가 5일 홍콩특별행정구와의 접경지역 왕래를 오는 8일부터 재개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두 지역 간 육로 통행이 자유화되는 것은 지난 2020년 1월 코로나19 확산 이후 3년 만이다.

앞서 지난달 말 중국 당국은 8일부터 입국자 시설 의무 격리 폐지와 함께 중국 국민의 점진적인 해외여행 허용 방침을 밝혔다. 또 중국 본토 거주자의 관광 및 비즈니스 목적 홍콩 방문허가증도 재개하기로 했다.

중국과 홍콩은 코로나19 발병과 동시에 ‘제로 코로나’를 표방하며 나란히 국경을 닫고 두 지역 간 주민 왕래를 엄격히 통제해왔다. 이에 광둥성 선전과 홍콩을 오가며 통학이나 출근을 하던 사람들의 발이 묶인 데다 광둥에서 홍콩으로 공급하던 채소와 육류 등 물류도 큰 차질을 빚었다.

현재 홍콩 주민이 중국으로 여행할 경우 다른 해외 입국자와 마찬가지로 현지에서 '5+3 격리(호텔 5일, 3일 재택 격리)'를 해야 한다. 중국·홍콩 접경지역을 통한 통행 규모도 일일 쿼터가 제한돼 있다.

홍콩 주민은 중국과 인적 왕래가 전면 재개되면 중국발 코로나 환자가 대거 유입될 것을 우려해 코로나19 백신접종에 나섰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의 하루 백신접종 건수가 지난달 1일 2000건에서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이 사회적 거리두기 추가 완화를 발표한 28일 2만건으로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SCMP는 “최근 하루 약 2만명의 홍콩 주민이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며 “이는 석 달 만의 최다 규모로, 전문가들은 중국 본토와의 자유로운 왕래 재개 이후 감염 폭증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홍콩 현지의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 급증도 주민의 백신접종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홍콩 정부 코로나19 고문인 데이비드 후이 박사는 “우리는 부스터샷을 맞은 이 중에서도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부스터샷을 맞은 후 6개월이 지나면 중증에 대한 예방률이 약화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4차 접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콩 정부가 감염이 급증하는 겨울철에 백신 패스 프로그램을 중단한 것은 이상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위니 훙(65) 씨는 "중국과 왕래가 재개될 경우 수요가 증가해 백신접종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에 미리 4차 접종을 했다"고 말했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