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켐 희망쏘아올렸지만…증권가 올해 바이오 전망은 싸늘
국내 증시에서 바이오는 2020년 말부터 약세장이 시작됐다. 2년여 기간 동안 꾸준히 시장가치가 하락했다. 전 세계적인 금리인상 기조에 따른 주식시장 불확실성 여파 등 대외 환경에 영향을 받은 측면이 있다. 그렇지만 눈에 띄는 연구 성과를 내지 못한 우리 바이오 기업의 잘못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말 레고켐바이오의 대규모 기술수출은 국내 바이오 업계에 단비가 됐다. 지난해 국내 바이오 업계 최대 규모 기술수출이다. 특히 최근 글로벌 항암제 개발 분야에서 주목받는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 기술수출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레고켐바이오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새해 바이오 업계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우호적이지 않다. 최근 증권가에서 새해 바이오 업종에 대한 전망을 줄줄이 내놓고 있는데 대체로 고금리로 인한 불확실한 국면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5일 이선경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바이오 업종에 대해 "고금리가 지속될 경우 대형 임상 실적이나 인수합병(M&A) 등 이벤트 없이 단기적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바이오 업종이) 회복 구간에 직면했을 때 낮은 금리는 상승 폭을 견인하는 핵심 요인"이라며 "고금리가 지속된다면 투자심리 회복 속도는 느려질 수밖에 없고, 시장 회복은 연내 불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바이오 산업 전망을 묻는 설문조사를 업계와 금융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하반기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38%가 '2023년이 더 힘들다'고 응답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2022년과 유사할 것'이 33%, '개선된다'가 29%로 집계됐다. 즉 약 71%가 올해 바이오 산업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힘들 것이라고 답변한 셈이다.
허 연구원은 "올해 바이오 산업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로 '자금 조달의 어려움'이 가장 많았다"며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다시 도약하려면 자금 수혈과 정부 지원이 필요하단 점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제약·바이오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Neutral)으로 제시했다. 국내 증권가에서 투자의견 '중립'은 사실상 상당히 박한 평가다. 자체 신약 개발 잠재력 부족, 고금리 시대 지속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하 연구원은 "급격히 인상된 금리 수준이 올해 상반기까지 5%대로 상승하고 그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성장주인 바이오가 본격적으로 추세를 회복하거나 상승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올해 일부 바이오 기업에 자금조달이란 큰 도전이 있을 수 있어 현금흐름이 확실한 바이오에만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에 대해 긍정적(업사이드)인 측면이 있다고 보면서도 "제약·바이오의 유동성 확대는 여전히 제한적"이라며 "업종의 전반적인 멀티플(가치) 확장을 기대하기보다 R&D(연구개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일부 기업에 대한 접근이 유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 바이오의 기술수출 성과와 올해 나올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 임상 데이터 공개 기대감 등을 고려하면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평가도 나왔다.
위해주, 오의림, 강은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 기술거래는 양보단 질"이라며 레고켐바이오와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의 지난해 기술수출을 높게 평가했다. 이들은 "레고켐바이오는 추가적인 기술수출 또는 공동개발 계약이 기대된다"며 "알테오젠의 피하주사 제형 플랫폼은 신약뿐 아니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에 적용할 수 있는 확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에이비엘바이오는 사노피에 기술이전한 파킨슨병 이중항체의 개발 상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2023년 활발한 기술 거래와 긍정적인 임상 데이터 결과 등 모멘텀(동력)이 받쳐준다면 제약·바이오지수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이 가능할 것"이라며 "올해 작년보다 활발한 기술 거래와 M&A가 예상되고, 향후 학회에서 데이터 발표 모멘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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