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대 민주동문회 “김 여사 논문, 명백한 표절... 국민대 사례 보니 본조사 걱정돼”

“권력 눈치 보지 말고 공정하고 원칙적인 판단 내려야” 주문도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24일 경기도 용인시 소재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에서 은퇴 안내견 ‘새롬이’와 함께 앉아 있다. 수원=뉴시스

 
숙명여대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석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 검증을 위한 본조사에 착수했다.

유영주 숙명여대 민주동문회장은 “김 여사 논문은 명백한 표절”이라면서도 “국민대 사례를 보니 본조사가 걱정된다. 학교에서 권력의 눈치를 보지 말고 공정하고 원칙적인 판단을 내려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숙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구성해 지난해 2월 예비조사를 시작했으나 지난해 말까지도 본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하지 않아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 등에서 질타를 받았다.

숙대 민주동문회에 따르면 대학 측은 동문회에 지난해 11월 25일 본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고, 12월 중순에 조사가 시작된다고 알렸다.

김 여사는 1999년 숙대 교육대학원에 제출한 석사학위 논문 ‘파울 클레(Paul Klee)의 회화의 특성에 관한 연구’와 관련해 표절 의혹을 받는다.

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본조사는 예비조사 결과 승인 후 30일 이내에 착수하고, 본조사는 조사 시작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완료하게 돼 있다.

본조사가 규정에 맞게 진행되면 오는 3월 중순쯤 논문 표절 여부에 대한 최종 결론이 나온다.

어렵게 본조사가 시작됐지만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표절된 부분이 상당 수 있지만 앞서 국민대 결과에서처럼 ‘검증 불가’ 등의 판정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국민대는 지난해 8월 1일 김 여사의 논문 4편에 대해 연구윤리부정 의혹을 재조사한 결과 “표절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구체적으로 박사학위 논문 등 논문 3편에 대해서는 ‘표절 아님’, 나머지 1편에 대해선 ‘검증 불가’ 판정을 내렸다.

유영주 숙명여대 민주동문회장은 “학교에서 본조사에 착수 한 만큼 교수님들의 양심을 믿는다”며 “공정하고 원칙적인 판단을 내려달라”고 강조했다.

유 회장은 5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자체 검증결과 표절률이 최소 48.1%에서 최대 54.9%가 나왔다”며 “인용표시도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본조사 과정에서 표절률이 달라질 수도 있냐”는 질문에 “국민대나 이런 사례를 보면은 달라질 수도 있는 것 같다”며 “일반 사람들이 보면 되게 명백한 건데 어디에 영향을 받으면 그럴 수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본조사에서 뒤집힐 가능성을 묻자 “(뒤집힐 가능성이 없을 것이라고) 저희도 생각을 했다. 저희가 먼저 표절률 조사를 해서 다 같이 검증을 했다. 그 내용을 무엇보다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너무나 명백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정말 학교 측에 용기를 바라고 있다. 진짜 권력은 어쨌든 간에 유한하고 학문은 무한하다”며 “그런 양심을 꼭 지켜주고 모든 후배들 지금 공부하고 있는 미래 세대들에게 모범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김 여사의 숙명여대 석사학위 논문이 취소가 되면 국민대 박사학위까지 연결이 되냐는 질문에 유 회장은 “당연히 석사학위가 취소 되면 당연히 박사(학위)도 취소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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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