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자이 헬리오시티 한강현대 ‘줄하락’…올해 집값 전셋값 전망도 우울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0.67% 하락했다. 연말·연초에도 모든 지역구가 힘을 쓰지 못했다. 다만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대대적으로 풀어줄 것을 시사하면서 지난주(-0.74%)보다는 낙폭을 축소했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노원구(-1.17%)의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이어 도봉구(-1.12%), 성북구(-0.97%), 은평구(-0.92%), 서대문·중구(-0.90%), 강북구(-0.86%), 동대문구(-0.84%), 마포구(-0.79%) 영등포·용산구(-0.71%), 금천구(-0.65%), 중랑구(-0.63%), 종로구(-0.61%), 강서구(-0.59%), 동작구(-0.58%), 관악구(-0.56%), 광진구(-0.51%), 강동구(-0.50%), 양천·구로구(-0.42%), 강남구(-0.41%), 성동·서초구(-0.38%), 송파구(-0.37%) 등 25개구가 모조리 약세를 보였다.
새 주인을 찾은 물건도 대부분 몸값이 낮아졌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보면,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는 지난달 26일 34억8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작년 5월 최고가(39억원) 대비 4억2000만원 빠진 수준이다.
용산구 한강로1가 ‘용산파크자이’ 전용 123㎡는 지난 22일 15억6000만원에 계약서를 새로 썼다. 지난해 4월 직전가(20억원)에서 4억원 넘게 주저앉았다. 광진구 자양동 ‘더샵스타시티’ 전용 100㎡도 같은 날 14억5000만원에 매매됐다. 지난해 8월 직전가(16억3000만원)를 2억원 가까이 밑돈다.
대장주들도 속수무책이었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는 지난달 23일 16억5000만원에 팔렸다. 지난달 9일 직전가(17억6500만원)와 비교하면 보름도 채 지나지 않아 1억원 이상 눈높이를 낮췄다.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84㎡도 같은 날 17억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월(22억5000만원) 대비 5억5000만원 떨어졌다.
재건축 기대감이 반영된 아파트들도 타격을 입었다. 양천구 목동 ‘목동신시가지6단지아파트’ 전용 47㎡는 지난달 27일 11억4000만원에 정리됐다. 지난해 9월 직전가(14억원)보다 2억6000만원 저렴해졌다. 동작구 흑석동 ‘한강현대아파트’ 전용 131㎡도 지난달 26일 21억원에 소유주를 변경했다. 지난 2021년 11월 직전가(27억원) 대비 6억원 급락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의 침체 흐름이 장기화하는 상황이라 어쩌다 한두 건 체결되는 급급매물 거래를 시세라고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더라도 한동안 집값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올해에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국토부는 최근 서울지역 4개구(서초·강남·송파·용산)를 제외한 전역을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했다. 분양가상한제 대상에서도 제외했다. 규제 족쇄가 끊기면 전매제한 기간이 줄어들고 실거주 의무도 폐지된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길도 열린다. 부동산 침체기에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고 미분양 물량이 급증하자 서둘러 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도 0.65% 떨어졌다. 지난주(-0.76%) 대비 하락폭을 줄였다. 전국 176개 시·군·구 가운데 집값이 낮아진 지역이 173곳에 달한다. 세종(-1.68%→-1.31%), 인천(-1.18%→-0.99%), 경기(-0.99%→-0.86%), 부산(-0.70%→-0.64%), 대구(-0.87%→-0.72%), 대전(-0.74%→-0.65%) 등 주요 도시가 줄줄이 내렸다.
이는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 전국(-0.92%→-0.82%)이 낙폭을 좁히면서, 서울(-1.22%→-1.15%)은 물론 수도권(-1.24%→-1.15%)과 지방권(-0.60%→-0.52%) 모두 아파트 전셋값 하향조정 수준이 완화됐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매수 관망세가 길어져 매수 문의가 한산한 상황에서 매수 희망가격이 지속해서 하락 중”이라면서도 “부동산 관련 규제 해제 예고에 매도호가 하락세가 둔화되고 매물철회 사례가 발생하는 등 지난주 대비 낙폭을 축소했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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