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막전막후] 국민연금, KT에 이례적 비판...권리인가, 개입인가

배진솔 기자 2023. 1. 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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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주 '산업 막전막후' 시간에 저희가 다룰 기업은 바로 KT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구현모 대표입니다. 

탈통신,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성공적인 전환 성과를 토대로 연임에 도전하고 있는 인물이죠. 

그러나 최대 주주 국민연금이 구 대표 연임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며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입니다. 

주주의 당연한 권리 행사냐, 아니면 과도한 경영 개입이냐를 놓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은데요.

산업부 배진솔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일단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불가피할 것 같습니다. 

그동안 구현모 대표와 국민연금 간에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 다시 한번 정리해 주시죠. 

[기자] 

현재 구현모 KT 대표는 이사회에서 최고경영자 단독 후보로 추대된 상황입니다. 

지난달 28일 KT 사내 외 여러 후보자 심사를 거쳐 KT 이사회는 경선을 치러 최종 차기 대표로 구 대표를 결정했는데요. 

최종 관문인 3월 주주총회 승인만 남은 상황입니다. 

물리적 찬반 표 대결로 가면 우호 지분을 합친 현 경영진 측의 의결권 지분이 국민연금 지분인 10.35%를 앞설 수는 있지만 그 속사정이 매우 복잡합니다. 

앞서 연임 의사를 밝혔을 때부터 국민연금은 "투명한 절차"를 이유로 반대했습니다. 

국민연금 눈치를 본 구 대표가 스스로 경선을 자처했지만, 국민연금은 KT 이사회 바로 전날까지도 '셀프 연임', '황제 연임'이라는 직접적인 단어까지 사용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죠. 

경선 결과 구현모 대표 추대 직후에도 다시 거듭 반대 의사를 밝혔습니다. 

국민연금은 "최고경영자(CEO)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경선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포스코나 금융지주와 달리 임원 추천 후보에 대한 정보가 전혀 공개되지 않아서 사실상 무늬만 경선이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구 대표의 경영 성과가 나쁘지 않았는데, 국민연금이 왜 이렇게까지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는 건지, 이례적으로도 보이거든요? 

[기자] 

전문가들도 CEO 선임에 개입하는 게 '과한 측면이 있다. 아니다 그렇지 않다' 이렇게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먼저 민감한 시기에 특정 기업 CEO 인사에 대해 직접적 비판 목소리 내고 있는 것이니 과도하다는 의견 들어보시죠. 

[홍기용 /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 : 국민연금이 기업 지배구조에 과도한 관여는 민간주도 경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자유자본 시장에서의 왜곡 현상을 갖고 올 수 있기 때문에 국민연금 등 공적자금을 운영하는 기관이 과도하게 기업 지배구조에 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반면 국민연금이 주요 주주로서 의견을 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는데요. 

그 의견이 소액 주주들에게 영향을 미치려면 실적 하락, 도덕적 결함 등 분명한 이유를 주주들에게 밝혀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서지용 /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 : 일단 스튜어드십코드 발동해서 대주주로서 국민연금이 의견 내는 건 좋은데 구체적인 CEO 연임에 대한 반대 이유를 제시 못 하고 있는 것은 아쉽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시기적으로 묘한 해석을 낳는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올해 경제계 신년 인사회 자리에 구현모 대표와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참석하지 않은 걸 두고도 여러 가지 얘기가 나왔다고요? 

[기자] 

국민연금 측이 포스코와 KT와 같은 주인 없는 대기업, 이른바 소유분산기업의 '셀프 연임'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한 상황에서 공교롭게도 두 기업 수장만 대통령 공식 행사에 나오지 않았는데요. 

일각에서는 초청장을 받지 못한 거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습니다. 

행사를 주최한 대한상의는 모든 기업에 동일하게 초청장을 보냈다고 합니다. 

현 최정우 회장과 구현모 대표는 문재인 정부 때 선임된 이들입니다. 

포스코는 2000년, KT는 2002년 각각 민영화 완료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정권 교체에서 CEO 바뀌는 관행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 회장은 2024년 3월 임기 만료인데 당장 구 대표의 경우엔 국민연금이 주총에서 연임 반대 의견을 낼 가능성이 커지면서 논란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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