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억개 초미세렌즈로 난제 풀었다…OLED 한계뛰어 넘은 LGD
LG디스플레이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패널 휘도(밝기) 개선 난제를 풀었다. 세상에 없던 신기술을 개발·적용해 기존 대피 밝기를 대폭 끌어올리면서도 저소비전력을 구현해 고객사와 국내외 취재진을 놀라게 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 제품이 최근 논란이 된 유럽연합(EU) 에너지효율(EEI) 기준도 충족해 유럽 판로에도 차질이 없을 것이라 밝혔다.
이현우 LG디스플레이 대형사업부장 4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3' 전시장인 컨벤션센터(LVCC)에서 개최한 'OLED 기술 설명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LG디스플레이가 이번 CES에서 공개한 3세대 OLED TV 패널은 기존 대비 휘도를 60%, 시야각을 30% 향상시켰다. 밝기는 기존 1300nit(1니트=촛불 하나의 밝기) 수준인 최대 휘도를 2100니트(HDR 기준)로 개선했다. 현존 OLED TV 패널 중 가장 밝은 화면을 구현한다.
지금까지 대형 OLED 업계에선 휘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유기 발광층에서 발생한 빛의 상당량이 패널 내부 반사로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탓이다. LG디스플레이는 '마이크로 렌즈 어레이'(MLA)라 불리는 초미세 렌즈를 통해 난제를 극복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크기의 올록볼록한 렌즈 패턴 위에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물을 증착해 빛 방출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77인치 4K 패널을 기준으로 424억개 렌즈가 적용된다.
놀라운 점은 성능을 대폭 개선하면서도 저소비전력을 구비한 것이다. 기존 대비 에너지 효율을 약 22% 개선했다. 이현우 대형사업부장은 "자발광 소자라는 OLED의 특성 덕분에 저소비전력으로 갈 수 있는 것"이라며 "많은 나라에서 에너지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수명도 장기화할 수 있다"면서 "환경적인 관점에서 교체수요를 줄이는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유럽 내 판매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 자신했다. EU는 올 3월부터 27개 회원국에서 4K TV에 적용하고 있는 EEI(에너지효율지수)가 8K TV, 마이크로LED TV에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우리 정부와 8K 협회 등이 규제 완화를 요구했으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TV 시장 강자인 국내 기업이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냔 우려가 나왔었다. 유럽은 북미, 일본과 함께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높은 3대 시장으로 꼽힌다.
김한섭 LG디스플레이 대형개발그룹장(전무)은 "(3세대 패널을 적용한) 전 제품이 EU 규제를 만족한다"면서 "유럽에서 규제하는 제품 소비전력 기준을 만족하면서 화면 밝기를 개선한 것이라 보시면 된다"고 말했다.
제품 가격 역시 크게 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한섭 전무는 "포토 공정이 새롭게 추가되는 등 생산비용 증가는 있다"면서도 "(메타 테크놀로지 기술에서) 마이크로 렌즈를 균일하게 만드는 것이 원가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데, 기존과 동등한 수준의 수율을 확보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에 공개한 신제품과 기술을 통해 TV 시장 내 OLED 주도권을 더욱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올해 양산하는 4K 55·65·77인치와 8K 77·88인치 등 프리미엄급 OLED TV 패널에 '메타 테크놀로지'를 우선 적용한다. 향후 전 라인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TV뿐 아니라 게이밍 모니터, 새로운 폼팩터까지도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부에서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 OLED TV 패널 라인업의 최대 크기인 97인치 제품 역시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메타 기술 적용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김한섭 전무는 "고객과 시장 상황을 봐서 내년에는 (출시를) 준비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기술적으로 어려운 것은 아니다"라 말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라스베이거스(미국)=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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