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사격' 명령에 함포 쾅쾅쾅…"언제든 발사토록 준비태세 갖춰라"

하채림 2023. 1. 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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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축함 등 함정 13척·항공기 4대 투입…대함·대공 함포 115발 사격
해군, 새해 첫 해상훈련 이례적 공개…을지문덕함장 "적 도발하면 바로 수장"
해군, 동ㆍ서ㆍ남해 전 해역에서 해상기동훈련 실시 (태안=연합뉴스) 해군 2함대가 지난 4일 오후 충남 태안 해상에서 구축함인 을지문덕함(3200톤급)과 호위함인 경기함(2500톤급), 유도탄고속함인 홍시욱함(450톤급), 고속정(230톤급) 등 함정 및 항공기가 참가한 가운데 대공·대함 실사격 및 전술기동 훈련을 했다고 5일 밝혔다. 사진은 경기함, 홍시욱함, 고속정이 전술기동훈련을 하는 모습. 2023.1.5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태안반도 해상 을지문덕함=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지난 4일 오후 태안반도 서방 약 80㎞ 해상. 해군 제2함대 기함인 구축함 을지문덕함(DDH-Ⅰ, 3천200t급)의 김국환 함장(대령)의 입에서 "사격개시!" 명령이 떨어졌다.

곧 127㎜ 함포가 '쾅'하는 굉음과 선체를 흔드는 진동을 일으키며 우현을 향해 포연을 뿜었다. 10여 초 간격으로 4발이 뒤따랐다.

을지문덕함 후방으로 늘어선 호위함 경기함(FFG-Ⅰ, 2천500t급), 유도탄고속함 홍시욱함(PKG, 450t급), 신형고속정 221호정(PKMR)도 5발씩 연쇄 대함 포사격으로 일사불란한 태세를 과시했다.

이날 대함 사격은 7㎞ 떨어진 해상의 적 함정을 가정해 펼쳐졌다.

대함사격 훈련하는 해군 2함대 (태안=연합뉴스) 지난 4일 오후 충남 태안 서방 해역에서 열린 해상기동훈련에 참여한 해군 2함대 을지문덕함(DDH-1, 오른쪽 첫번째)을 비롯한 함정들이 대함 사격을 하고 있다. 동·서·남해에 위치한 1·2·3 함대에서 동시에 진행된 이 날 훈련은 구축함, 호위함 등 함정 13척과 항공기 4대가 참여해 실사격, 전술기동 등 훈련을 진행했다. 2023.1.5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이어진 대공 사격은 3천m 상공의 적 비행체를 타격하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카라반'(캐러밴) 표적예인기에 매달린 길이 약 5m 표적을 향해 을지문덕함, 경기함, 홍시욱함이 순차적으로 4발씩을 쐈다.

대공 사격은 포 간 간격이 거의 없이 순식간에 진행됐다.

함포 사격에 앞서 2함대 함정 4척은 다양한 형태로 무리 지어 이동하는 전술기동훈련을 병행했다.

AW-159 해상작전헬기는 을지문덕함의 함미 데크에서 이·착함 훈련을 하며 조종술을 숙달했다. 항해 중인 함정에 헬기를 착륙시키는 데는 고도의 조종술이 필요하다.

훈련에 투입된 AW-159 헬기는 가로, 세로 각각 14m와 20m인 을지문덕함 함미 데크에 빠르고 안정적으로 착함했다.

해군 2함대, 대공·대함 실사격 및 전술기동 훈련 실시 (태안=연합뉴스) 해군 2함대가 지난 4일 오후 충남 태안 해상에서 구축함인 을지문덕함(3200톤급)과 호위함인 경기함(2500톤급), 유도탄고속함인 홍시욱함(450톤급), 고속정(230톤급) 등 함정 및 항공기가 참가한 가운데 대공·대함 실사격 및 전술기동 훈련을 했다고 5일 밝혔다. 사진은 훈련에 참가한 헬기가 을지문덕함에서 이착륙하는 모습. 2023.1.5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이번 훈련은 새해 첫 전대 해상기동훈련으로, 동해 1함대와 남해 3함대에서도 거의 동시에 진행됐다고 해군이 밝혔다.

해군은 "전방위 상시 대비태세 확립과 필승의 전투의지 고양을 위한 새해 첫 전대 해상기동훈련을 전 해역에서 일제히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해군은 매년 연초에 실사격을 포함하는 전대 해상기동훈련을 한다.

올해 훈련에는 을지문덕함 등 함정 13척, AW-159 해상작전헬기 등 항공기 4대, 병력 약 1천명이 동원됐다.

1함대와 3함대도 127㎜ 함포와 팔랑스 근접방어무기체계(CIWS) 등 총 83발을 발사하는 등 1~3함대가 총 115발을 사격했다.

새해 전대 해상기동훈련은 함대의 전투준비태세를 점검하고 장병의 전투 수행절차를 숙달하기 위해 매년 초 실시하는 연례성 훈련이다.

이번에 군은 이례적으로 새해 전 해역 해상기동훈련의 생생한 현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을지문덕함의 '두뇌'에 해당하는 전투정보통제실(CCC)도 보안각서 작성과 휴대전화 수거 등 절차를 거쳐 구체적인 내용을 보도하지 않는 전제로 보여줬다.

이종호 해군참모총장, 전대 해상기동훈련 현장지도 (태안=연합뉴스) 해군 2함대가 지난 4일 오후 충남 태안 해상에서 구축함인 을지문덕함(3200톤급)과 호위함인 경기함(2500톤급), 유도탄고속함인 홍시욱함(450톤급), 고속정(230톤급) 등 함정 및 항공기가 참가한 가운데 대공·대함 실사격 및 전술기동 훈련을 했다고 5일 밝혔다. 사진은 이종호 해군참모총장이 P-3 탑승 전대 해상기동훈련을 현장지도 하는 모습. 2023.1.5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이종호 해군참모총장은 해상초계기(P-3C)에 탑승해 동해 1함대 훈련지역과 서해 2함대 훈련지역을 비행하면서 훈련을 지도했다.

이 총장은 이번 훈련의 지휘관인 2함대 23전투전대장인 김동석 해군대령과 교신에서 "끊임없는 훈련으로 적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하게 응징할 수 있는 확고한 대비태세를 확립해야 한다"며 "적 도발 시에는 '쏴!'하면 쏠 수 있는 전투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국환 을지문덕함장은 이날 작전 중 취재진에 "적이 도발하면 반사적으로 응징할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을지문덕함에서 이함을 준비하는 AW-159 헬기 (태안=연합뉴스) 해군은 "전방위 상시 대비태세 확립과 필승의 전투의지 고양을 위한 새해 첫 전대 해상기동훈련을 4일 전 해역에서 일제히 실시했다"고 5일 밝혔다.

사격 훈련 후 함내 방송을 통해서도 "오늘의 소중한 경험을 잊지 말고 적이 도발하면 반드시 수장할 수 있도록 일전을 준비하자"고 독려했다.

수장(水葬)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한 데 대해 김 함장은 "과거 연평해전 등에서도 알 수 있듯 서해 2함대 해역은 언제든 전투가 벌어질 수 있고 해양통제구역(MCA)을 넘어온 불법 선박 나포와 퇴거 조처 등도 이어지는 곳"이라며 훈련과 대비태세를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 을지문덕함에는 최중오 음탐사 상사 등 제1연평해전의 용사 3명이 현역으로 복무하며 서해를 수호하고 있다.

새해 첫 전대 해상기동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친 을지문덕함에는 "필승함대 2함대, 싸우면 박살낸다!"라는 함대 구호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훈련 참가 각오 밝히는 김국환 을지문덕함장 (태안=연합뉴스) 해군 2함대가 지난 4일 오후 충남 태안 해상에서 구축함인 을지문덕함(3200톤급)과 호위함인 경기함(2500톤급), 유도탄고속함인 홍시욱함(450톤급), 고속정(230톤급) 등 함정 및 항공기가 참가한 가운데 대공·대함 실사격 및 전술기동 훈련을 했다고 5일 밝혔다. 사진은 2함대 해상훈련에 참가한 김국환 을지문덕함장(대령)이 훈련 참가 각오를 밝히는 모습. 2023.1.5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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