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정 “육아는 이병헌이, 전 무대인사 가야죠”[인터뷰]

이다원 기자 2023. 1. 5. 13:3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배우 이민정,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이민정이 ‘아내’ ‘엄마’란 수식어를 잠시 내려두고 스크린 앞에 선다. 영화 ‘스위치’(감독 마대윤) 개봉에 맞춰 무대인사를 돌며 관객들과 만난다.

“1월1일에 무대인사를 했어요. 행복하더라고요. 영화 홍보하는 사이 육아는 남편 이병헌 몫이고요. 하하. 이번에도 아들이 운동경기 참가하고 싶대서, 남편이 마스크 하고 신청서도 직접 내러 갔죠. 가족과 함께 있는 것도 행복하지만, 무대인사하러 나오면 일단 몸은 더 편하니까요. 하하.”

이민정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만난 자리에서 ‘스위치’로 11년만에 스크린 컴백을 준비했던 소감, 권상우와 부부 호흡, 그리고 엄마로서 평범한 삶 등을 소탈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들려줬다.



■ “실제 엄마라서, 아역들과 호흡 편했어요.”

그가 연기한 ‘수현’은 극 중 ‘박강’(권상우)의 첫사랑이자, 180도 뒤바뀐 세계에선 아내로 등장한다. 자녀로 분한 박소이, 김준 등 아역들과 찰떡 호흡을 보여주며 극을 살린다. 실제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 연기에 도움됐다고 운을 뗐다.

“아역들이 제 아들과 나이가 비슷해서 호흡이 더 잘 맞았어요. 리허설 때부터 아역들이랑 놀고 있으면 그게 촬영까지 쭉 이어지니까 편하더라고요. 집에서 생활하는 것처럼 했더니 잘 웃고 절 잘 쫓아다니던데요. 또 아역들이 워낙 베테랑이라 진짜 똘똘하게 연기를 잘해줘서, 저와 시너지 효과가 더 났고요. 권상우도 몸으로 놀아주니 애들이 정말 좋아했어요.”

생활 연기 때문인지, 세트장도 집처럼 느껴졌단다.

“세트장 촬영이 유독 많았는데 나중엔 진짜 집처럼 느껴졌어요. 시어머니를 연기한 배우가 김밥을 싸주면 같이 진짜 먹었고, 자는 장면에서 진짜 잤고요. 애들도 편안해했고, 권상우도 정말 편안해서 그런지 더 잘 주무시더라고요. 하하.”

아이를 직접 낳아보니, 배우로서 스펙트럼도 넓어졌다고 했다.

“결혼하기 전에 느꼈던 감정의 폭은 좁았어요. ‘나’ 위주로만 생각했다면, 아이를 낳으니 세상 중심 자체가 달라져버렸죠. 책임져야 하는 한 생명체가 생겼으니까요. 제가 해야할 구실과 에너지가 두 세배로 넓어졌어요. 감정이 두세배 넓어졌다는 건 배우로서 어마어마한 강점이 됐고요.”



■ “아들에게 ‘스위치’ 보여줄래요”

이병헌과 톱스타 부부로서 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그다. 유명세가 불편하다고 느낀 적 없냐고 하자 고개를 가만히 끄덕거린다.

“예전에 배우가 되겠다고 했을 때 제 아버지가 그랬어요. 앞으로 침도 못 뱉고 사람들 사이에 말 나올 수도 있는데 괜찮겠냐고. 그런 각오가 되어있으면 배우가 되는 거라고. 지금 생각해보면 틀린 말도 아니더라고요. 제가 엄격하게 관리해도 사람들끼리 수군거리기도 하고, 가십이 또 없다면 배우로서 잊혀지는 것 같기도 하니까. 아들도 제가 물어보더라고요. ‘유명한 게 좋은 것 아니야?’라고요. 그래서 좋은 것도 있지만 힘든 것도 있어라고 답했거든요. 굉장히 착잡해하더라고요. ‘무슨 일이야’ 물어보니, ‘고학년 형 누나들이 내가 이병헌 아들이라는 걸 알아버렸어. 나도 힘들어지는 거야?’라고 답하던데요. 하하하. ‘아직 그 정도는 아냐’라고 얘기해줬어요.”

아들이 부모가 배우라는 걸 어느 정도 자각하고 있지만, 수위 때문에 제대로 작품을 보여준 적은 없다고 했다. 다행히 이번에 아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엄마 영화’가 생겨서 기쁘다는 그다.

“키스신과 욕설 대사가 좀 있어서 고민하긴 했지만, 그런 장면들에 대해선 아들에게 제대로 설명해주면 괜찮을 것 같아서 이번 영화를 보여주기로 했어요. 전 사실 욕설 대사가 있어서 걱정했는데요. 그건 어른들이 하는 말 중 제일 나쁜 거라고 알려주려고요. 근데 남편은 제 키스신이 더 걱정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남편 영화 중엔 막 썰고 때리고 하는 작품들이 많아서 보여줄 게 없었는데, 이번 제 영화는 함께 봐도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혹시 영화처럼 결혼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돌아가겠느냐는 가벼운 질문을 던졌다.

“아휴! 돌아갈 수 있다면 당연히 돌아가야죠. 여행도 많이 하고, 아니다. 아예 한국에 안 들어올까봐요. 하하. 결혼은 조금 더 늦게 하고, 그 안에 더 효율적으로 놀 거예요. 당시엔 제 인생을 충분히 즐기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순간순간 멍하게 보낸 시기도 있더라고요. 만약 돌아갈 수 있다면 더 열심히 놀고, 치열하게 살고 싶어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