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장례식 왜 안 가나" 질문에 바이든 "민폐 끼칠까봐"

김태훈 2023. 1. 5. 12:4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알려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선종(善終)한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장례미사에 직접 참석하지 않는 것을 두고 미국 가톨릭계가 다소 실망한 표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장례미사에 참석하는 방안도 문의하긴 했다"며 "그런데 거의 모든 나라가 국가원수가 직접 가는 대신 별도 대표단을 보내는 것을 보고 우리도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내가 움직이면 수행원 1000명 따라가야"
美 대통령 이동에 따른 각종 어려움 토로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알려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선종(善終)한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장례미사에 직접 참석하지 않는 것을 두고 미국 가톨릭계가 다소 실망한 표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폐를 끼치기 않기 위해서’란 입장을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전용 헬기 ‘마린원’(사진 오른쪽 상단)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잠시 백악관 정원에서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나누고 있다. 워싱턴=UPI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켄터키주(州)에서 열리는 행사 참석을 위해 전용기 ‘에어포스원’이 대기하는 곳으로 이동하던 중 백악관 정원에서 잠시 취재진과 만나 일문일답을 나눴다. 한 기자가 ‘베네딕토 16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그는 “나보다 보수적인 견해를 가진 분이지만 그를 존경했다”며 “아주 훌륭한 분”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해당 기자는 곧장 “그런데 왜 장례미사에 직접 참석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베네딕토 16세의 장례미사는 현지시간으로 5일 오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다.

예상치 못한 질문이었는지 바이든 대통령은 다소 당황해하는 기색이 뚜렷했다. 그는 “내가 장례미사에 참석하지 않는 것은 1000명가량의 수행원을 대동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그렇게 되면 모든 측면에서 (행사가) 그릇된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답했다. 전용기를 운영하는 인력부터 전용 승용차 ‘비스트’를 관리하는 팀, 또 경호실 요원까지 엄청나게 많은 인원이 동원돼야 하는 만큼 괜히 주최 측에 민폐만 끼치게 된다는 논리다.

바이든 대통령은 “장례미사에 참석하는 방안도 문의하긴 했다”며 “그런데 거의 모든 나라가 국가원수가 직접 가는 대신 별도 대표단을 보내는 것을 보고 우리도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내가 갔다면 괜히 방해만 되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최근 선종한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장례미사를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행사 준비가 한창인 모습. 바티칸=EPA연합뉴스
미국 대통령의 외국 방문이 얼마나 그를 맞이하는 나라 입장에선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지난해 9월 타계한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 국장(國葬) 때 여실히 드러났다. 세계 각국에서 정상급 조문객이 쇄도하다 보니 영국 정부는 정상들에게 제대로 된 의전을 제공하지 못하고 국가원수급 인사 여러 명을 셔틀버스에 태워 단체로 이동시키는 일종의 편법을 동원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미국 대통령도 버스로 이동해 달라’는 영국 정부의 요청을 “경호 때문에 결코 안된다”며 단호히 거부했다. 이는 미·영 간 외교 마찰로 비화했다.

대규모 경호 인력을 대동하고 온 바이든 대통령은 국장이 열리는 날 조문객 중 유일하게 전용차 비스트를 타고 행사장인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도착했다. 당시 런던은 국장 때문에 곳곳의 도로가 통제돼 교통 혼잡이 극심했는데 경호원들이 탑승한 것까지 포함해 여러 대로 이뤄진 바이든 대통령 일행의 차량 행렬이 런던 시내를 가로질러 이동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커다란 볼거리였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