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핵심' 권성동 전당대회 불출마…'윤심' 김기현으로 정리 수순?

박기범 기자 조소영 기자 2023. 1. 5.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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權, 전격 불출마 기자회견…전날 '용산' 교감설 속 "스스로 결단"
'윤심' 앞선 김기현 지원 전망…'여론조사 1위' 나경원 행보 관심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8 전당대회 당대표 불출마를 선언한 후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2023.1.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조소영 기자 = 국민의힘 유력 당권주자이자 친윤(친윤석열)계 핵심 인사 중 한 명인 권성동 의원이 5일 전당대회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친윤후보 교통정리'가 이루어지는 모양새다.

여권에서는 권 의원 외 복수의 친윤 후보들 속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에서 앞선 것으로 평가받아온 김기현 의원으로의 교통정리가 유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권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는다"며 "대통령의 최측근이 지도부에 입성할 경우, 당의 운영 및 총선 공천에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이라는 당원의 우려와 여론을 기꺼이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권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기자회견은 오전 11시에 열렸는데, 관련 공지는 기자들에게 10시43분께 알려졌다.

앞서 정치권에선 권 의원의 공식 출마선언이 6일일 것이란 예측이 있어왔는데, 이보다 하루 앞서, 출마가 아닌 불출마 선언을 한 것이다.

권 의원은 최근 전국의 주요 당내 행사에 참석하고, 여의도에 사무실을 마련하는 등 당권도전을 향한 걸음을 이어왔다. 다만, 유력 당권주자들이 공식 출마선언 일정을 속속 밝히는 가운데 출마 일정에 말을 아끼면서 불출마 가능성도 일각에서 거론되기도 했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권 의원의 불출마 결정에는 전날(4일) '용산'과의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권 의원은 이날 회견에서 "제가 출마할 경우 윤심이 작용했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낳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여론도 수용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권 의원은 그러나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윤 대통령과) 논의할 사항이 아니다"며 "스스로 결단했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친윤계 핵심인사다. 특히 당권주자 중 유일한 친윤핵심 4인방(권성동·장제원·윤한홍·이철규) 중 한 명으로 주목받았다.

윤 대통령의 당내 경선후보 시절, 권 의원은 선대본부장격인 종합지원본부장을 맡으며 실질적 좌장 역할을 수행했다. 대선 기간에는 사무총장을 맡아 당과 윤 대통령 간 가교 역할을 했고, 윤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윤심'을 내세워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이준석 전 대표를 대신해 당 대표 직무대행으로서 '원톱'으로 당을 이끌기도 했다.

당 내홍으로 인해 원내대표 임기를 채우지 못했지만, 이후 주요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SNS 등을 통해 윤 대통령을 적극 옹호했고, 윤 대통령 관저에서 '핵심 4인방 부부동반 만찬'에도 참석하며 존재감을 이어갔다.

다만 예비 전대주자로 나서면서, 인지도를 비롯해 친윤계 인사들의 완전한 지지를 받는 일에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평도 나왔던 터다. '브라더'로 가깝게 지내온 장제원 의원은 사실상 라이벌인 김기현 의원의 손을 잡은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을 마친 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함께 국회 본관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 2022.5.16/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권 의원은 이번 불출마로 자연스럽게 친윤세(勢)를 결집하는 캐스팅보트로서 몸값이 올랐다는 평가다. 특히 이를 토대로 여러 친윤 후보 중에서도 윤심 경쟁에서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김기현 의원을 지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 의원은 주요 당권주자 가운데 유일하게 윤 대통령과 두 차례 만찬을 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번 전대 기간 중 친윤계 핵심 인사인 장제원 의원과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를 기정사실화하며 윤심을 내세우고 있다.

당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결국 친윤 후보 간 정리 수순인 것인데 김 의원을 돕지 않겠느냐"며 "김 의원도 조만간 권 의원을 찾아갈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주요 친윤 후보들 중 나경원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겸 외교부 기후환경대사의 행보는 남은 관심사다.

나 부위원장은 최근 실시된 당 지지층 대상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며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지만, 윤심의 향방에 촉각을 세우며 여전히 출마를 저울질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현 의원은 '김나연대'(김기현-나경원) 가능성도 여러 번 강조해왔다.

저출산과 기후변화 등 현 정부가 중시하는 중요 아젠다를 다루고 있다는 점 역시 나 부위원장이 쉽사리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기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나 부위원장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금 여러 곳에서 나 부위원장의 전대 출마가 결정된 것처럼 얘기가 나오지만, 정해진 것은 없다"며 "조만간 출마 여부에 대해 나 부위원장의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나 부위원장은 설 전에는 전대 출마 문제를 매듭지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권 의원의 불출마로 전대 흥행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존재감을 키워온 권 의원이 없는 상황에서 인지도가 높은 나 부위원장을 비롯해 유승민 전 의원 등이 불출마를 택할 경우, 전대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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