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당 분열에 하원의장 선거 하루 또 연기

방성훈 2023. 1. 5.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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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의장 선거가 하루 또 연기됐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총 세 차례 재투표가 진행됐지만, 과반(218표) 이상을 확보한 후보자가 나오지 않아 하원의장 선출에 또다시 실패했다.

이날 진행된 4, 5, 6차 하원의장 선출 투표에서 공화당 후보인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는 각각 201표를 얻었다.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의 반란표는 하원의장 선거 이전부터 예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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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회 4일 오후 8시→5일 정오 연장…7차투표 또 미뤄져
4~6차 투표서 교착 지속되자 공화당에 시간 더 주기로
트럼프 지원사격에도 매카시 득표수 전날보다 1표 줄어
"반란표 던진 강경파 설득이 관건…하원 기능 마비 우려"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하원의장 선거가 하루 또 연기됐다. 6차례 거듭된 투표에도 과반 이상을 득표한 하원의장 후보자가 나오지 않은 탓이다.

4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 하원은 이날 오후 8시(현지시간·한국시간 5일 오전 10시)까지였던 정회 기간을 다음 날인 5일 낮 12시(한국시간 6일 오전 2시)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교착상태에 빠져 매번 같은 결과가 도출되는 의미없는 재투표를 진행하기보다는 공화당이 내부 회의를 통해 의견을 모을 수 있도록 시간을 주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7차 투표는 정회가 종료되는 5일 오후에 진행될 전망이다.

케빈 매카시(왼쪽) 미국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사진=AFP)

앞서 미 하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고 하원의장 선출을 위해 재투표를 진행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총 세 차례 재투표가 진행됐지만, 과반(218표) 이상을 확보한 후보자가 나오지 않아 하원의장 선출에 또다시 실패했다.

이날 진행된 4, 5, 6차 하원의장 선출 투표에서 공화당 후보인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는 각각 201표를 얻었다. 이날은 전날과 달리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이 바이런 도널드 의원(플로리다)을 별도 후보로 내세워 20표를 몰아줬다. 민주당 전원의 지지를 받은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원내대표는 212표를 득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자신 역시 도널드 의원을 지지하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매카시 원내대표에 대한 지지와 공화당 단결을 촉구했다. 하지만 매카시 의원의 득표수는 오히려 전날보다 1표가 줄었다. 전날 매카시 의원에게 표를 던졌던 공화당 빅토리아 스파츠 의원이 지지를 철회했기 때문이다.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의 반란표는 하원의장 선거 이전부터 예견됐다. 강경파 의원들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직후부터 매카시 원내대표가 민주당에 유화적이라며 불만을 표시했고, 9명은 하원의장 선거에서 그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공개 선언하기도 했다.

미 언론들은 한목소리로 공화당 내부 분열이 심화하고 있을 뿐더러,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약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원 기능이 마비된 데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중간선거로 당선된 새 의원들은 의회 구성 첫날 ‘의원 선서’를 해야 공식적인 업무를 시작할 수 있는데, 하원의장 선출이 지연돼 관련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하원의 각 위원회와 정부 부처 간 소통도 끊긴 상태다. 또 이달 13일까지 하원의장이 선출되지 않으면 각 위원회 소속 직원들이 급여를 받지 못한다고 CNN은 전했다.

CNN은 “공화당 내부 교착상태가 해소될 때까지는 하원의장 선출은 물론 하원 기능 자체가 마비될 것”이라며 “매카시 원내대표가 반란표를 던진 의원들을 상대로 설득에 나설 예정이지만, 강경파 의원들의 반대 의사가 확고해 상황에 변화가 있을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내다봤다. 또 “미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했지만 매카시 원내대표의 정치적 미래는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고 평가했다. 매카시 원내대표가 설득에 성공해 하원의장에 선출되더라도 원내 장악력 및 영향력이 약해질 것이란 얘기다.

한편 미 연방 하원의장 선거가 재투표까지 이어진 건 1923년 이후 100년 만이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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