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김기현 이어 안철수 부부 관저초청, 나경원에도? `당권 점지` 논란 가라앉힐까
尹, 지난 2일 신년인사회서 安에 부부 관저 초청 제안…당권주자중 두번째
羅 부부 초청 제안설도, 親尹핵심 권성동 불출마 겹쳐…당내 "독점후보 없단 뜻"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차기 당권에 도전하는 안철수 의원 부부를 관저로 초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기현 의원이 중심에 섰던 '윤심(尹心) 당대표 후보' 논쟁에도 여파가 미치는 모양새다.
5일 여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지난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안철수 의원에게 부인 김미경 교수와 함께 관저로 초청한다는 뜻을 전했다. 양측은 회동 일시는 아직 정하지 않은 채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은 신년인사회 참석 당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 신년인사회에 참여해 여러 말씀을 나눴다"고 전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이 당권주자 중 두번째로 안 의원과 부부동반 관저 만남을 갖게 되면서, 윤심의 향방을 좇는 당내 시선도 쏠린다. 앞서 김기현 의원이 지난해 11월30일 윤 대통령과 독대 만찬을 하고, 12월17일 윤 대통령과 기독교계 인사들 간 만찬에 부부동반으로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최근에야 신년인터뷰와 신년인사회에서 '윤심 개입' 의혹을 부인하며 "대통령실, 관저는 의원 모두에게 열려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지난해 11월 먼저 만찬을 했던 친윤(親윤석열) 핵심 4인방 일원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당권 도전이 점쳐졌지만, 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8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대통령의 최측근이 지도부에 입성할 경우' 당 운영·공천 오해가 커질 것이란 우려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직접 거명하진 않았지만 "차기 대통령 출마에만 몰두에 둔 사람이 당대표를 맡으면 필연적으로 계파를 형성할 것"이라며 사실상 안 의원을 겨냥했다.
직전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까지 지낸 권성동 의원의 불출마도 윤심과 연결 짓는 해석이 나오고 그가 안 의원까지 견제하면서, 대통령 관저 초청을 '윤심 바로미터'로 직결시키는 논쟁이 다소 잦아들 수 있다. 윤 대통령은 2일 신년인사회 당시 안 의원 부부 외에도 참석한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내외에게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비윤(非尹) 새로운보수당계로 분류돼온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5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대통령이 안 의원 부부, 나경원 전 원내대표 부부에게도 관저 초청했다는 정황에 관해 "윤심이 뭔지 좀 파악이 된 거다. '윤심을 독점한 후보가 없다. 그리고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대통령이 우호적 관계를 맺을 것이다. 그래서 페어플레이 해라. 대통령 의식하지 말고', 그 메시지를 명확히 던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하태경 의원은 "실제로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에 윤심이 실렸다는 걸 부정하는 게, '관저에 제일 많이 갔다 온 분이 권 의원'이라고 그러지 않느냐"고도 했다. 다만 이는 권 의원의 출마를 전제한 발언이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상 국민의힘 지지층의 높은 지지를 받아온 나 전 원내대표를 거론 "제가 나경원 입장이면 무조건 (당대표 경선에)나간다. 대통령과 관계가 아주 나쁜 것도 아니다"고 했다.
'나 전 원내대표가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과 외교부 기후환경대사를 맡고 있다'는 진행자의 물음엔 "다 그만두면 된다"며 정치적 결단 문제라고 했다. 그는 당원선거인단 투표 반영률을 70%에서 100%로 높인 지도부 경선 룰에 대해서도 "나경원을 위한 룰인데 안 나오겠나"라며 "지난번(2021년 6·11 전당대회) 이준석(전 당대표와) 경쟁할 때도 당원(당원투표 결과)들만 따지면 나경원 후보가 이겼다"고 추켜올리기도 했다.
하 의원은 윤 대통령이 '연초 개각설'을 부인한 정황도 거론, "(나 전 원내대표가 당심에서) 지금도 줄곧 상위 1등인데 내각에 들어갈 가능성도 없는데 왜 안 나오겠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반윤(反尹) 당권주자로 주목받아온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 결행 여부에 대해선 "전통적 당원들한텐 유승민 비호감 현상이 아주 오래 지속돼왔다"며 "(당대표 당선을 어렵게 하는) 결선투표까지 있는데, (대권 잠룡으로서) 참가에 의미를 두는 체급이 아니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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