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손흥민은 '비정상'이다, 해트트릭 했어야 '정상'이다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손흥민(토트넘)이 오랜 침묵을 깨고 골을 넣었다.
토트넘은 5일 오전(한국시간) 셀허스트 파크에서 펼쳐진 2022~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와 경기에서 4-0 대승을 거뒀다.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토트넘의 네 번째 골을 책임졌다. 후반 27분 문전에서 날카로온 왼발 슈팅으로 골대 왼쪽 구석을 갈랐다. 9경기 만에 나온 시즌 4호골. 선발로 출전해 터뜨린 첫 골이었다.
손흥민은 마스크를 집어 던질 정도로 포효했다. 그만큼 간절했다는 의미다. 이 골은 그동안 손흥민을 꾸준히 괴롭혔던 비난을 줄일 수 있는 결정적 한방이었다.
이제 침묵을 깼으니 다음이 중요하다. 연속골이 중요하다. 진정한 득점왕 손흥민의 모습을 완벽히 되찾는 것이 더더욱 중요하다.
냉정하게 분석하면 이번 경기에서 손흥민은 '전체적으로' 부진했다. 손흥민이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닌, 비정상임을 보여주는 몇몇 장면들이 포착됐다.
전반 37분 아크 왼쪽에서 올린 오른발 크로스. 일부 토트넘 팬들이 '호러 크로스'라고 말할 만큼 하늘 높이 떠버렸다. 전반 손흥민의 슈팅은 0개였다.
후반에도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 특유의 빠르고 경쾌한 움직임이 나오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후반 41분. 손흥민은 절호의 찬스를 놓쳤다. 골키퍼 과이타와 일대일 상황을 맞이했는데 오른발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평범한 슈팅. 손흥민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후반 23분 역시 손흥민이 아직 정상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있다. 문전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은 수비수 한 명을 달고 다니다 슈팅 타이밍을 놓쳤다. 정상 손흥민이라면 슈팅까지 연결했을 것이다. 슈팅 기회를 놓친 손흥민은 도허티에게 패스를 했고, 도허티가 골을 넣었다. 손흥민이 사실상 도움을 한 것이지만 그전에 마무리를 지었어야 했다.
비정상 손흥민은 앞선 두 번의 좋은 기회를 놓쳤다. 정상 손흥민이었다면 이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완성했을 것이다. 정상의 손흥민을 보기 위해서는 아직 조금 더 인내의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다행스러운 점은 그 시간이 빨리 다가오고 있음을 모두가 느끼고 있다. 침묵을 깬 골이 가장 중요하다. 그동안 억눌렀던 부담을 덜어낼 수 있고, 무엇보다 더욱 커진 자신감을 장착할 수 있다.
게다가 2경기 연속 마스크를 대놓고 벗어던지는 것을 보면, 마스크를 벗을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암시한다. 마스크를 벗는 것은 손흥민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것과 같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 역시 "손흥민이 정상으로 돌아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곧 정상 컨디션을 찾을 것"이라고 확신한 바 있다.
경기 후 손흥민은 "그동안 팀에 미안했다. 나에게 기대한 것을 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경기가 터닝 포인트가 됐으면 한다. 득점은 언제나 자신감을 되찾는데 중요하다. 이번 골은 정말 나에게 중요했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말대로 이번 경기가 비정상 손흥민에서 정상 손흥민으로 돌아올 수 있는 터닝 포인트가 됐으면 한다. 손흥민 팬들은 한 골을 넣은 기쁨보다 해트트릭을 놓친 손흥민에 대한 아쉬움이 더욱 크다. 정상 손흥민 팬이라면 그렇다.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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