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간 의사행세한 60대 ‘돌팔이’…그동안 진료받은 환자 어쩌나

의대 졸업했지만 의사자격 취득 못해
60개 이상 병원서 위조면허증 사용
검찰, 부정의료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
진료방치한 병원장 8명도 불구속 기소

27년간 무면허로 의사 행세를 하며 진료행위를 한 60대 남성이 법정에 서게 됐다.

수원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양선순)는 의사 면허 없이 27년간 의료 행위를 한 A씨(60)를 공문서위조, 보건범죄단속법상 부정의료업자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5일 밝혔다.

검찰은 또 A씨의 의사면허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무등록으로 고용해 진료행위를 하게 한 병원장 8명을 보건범죄단속법 위반 혐의(부정의료업자)로 불구속 기소했다. 수도권에서 종합병원을 운영하는 모 의료재단도 함께 입건했다.

이 사건은 의사 면허를 취소당한 A씨가 다시 진료행위를 하다 적발된 것에서 출발했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 A씨는 의사면허 취소 후 정형외과 한 곳에서 진료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검찰에 송치됐다.

검찰 보완 수사 과정에서 A씨는 지방 모 의대를 졸업했으나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하지 못해 처음부터 의사면허를 취득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전국 60개 병원 이상에서 위조한 의사면허증으로 27년 간 의사 행세를 하며 의료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4년 10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종합병원, 정형외과 등 9개 병원에 고용 의사로 취업해 5억277만원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급여 5억여원은 계좌 추적을 통해 확인한 것으로 현금 지급분 까지 합하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8명의 병원장과 수도권 한 의료재단은 A씨의 의사면허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미등록으로 고용해 의료행위를 하도록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A씨는 병원 등록이 어려운 핑계를 만들어 고용된 병원에서 무등록 상태로 병원장 명의의 EMR(전자의무기록) 코드를 받아 병원장 명의로 진료하고 처방전을 발행했다”고 밝혔다.

A씨는 외과적 수술을 하다 의료사고(상해)가 발생해 환자와 합의한 정황도 있다고 검찰은 밝혔다.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