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지까지 1위인 남자배구 선두 대한항공…"마음에 칼 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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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남자부 선두 대한항공은 리그에서 가장 세련된 경기를 하는 팀이다.
대한항공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은 "지난 경기에 너무 부진해서 자존심이 걸린 경기였다. 동료들이 다들 자존감이 강한 선수들인데 경기 전에 웃고 있어도 칼을 갈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저 역시 칼을 갈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19경기에서 고작 3번밖에 패하지 않은 대한항공 선수들은 단 1패에도 분기탱천할 정도로 투지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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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리카이넨 감독 "분위기는 선수들에게 맡겨둬…투지만 강조"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프로배구 남자부 선두 대한항공은 리그에서 가장 세련된 경기를 하는 팀이다.
평균적인 기량이 높은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토미 틸리카이넨(36) 감독의 지도 덕분에 상대의 허를 찌르는 변칙적인 플레이도 능하다.
최근 2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올랐던 대한항공은 정규시즌 개막에 앞서서 치른 프로배구 컵대회 트로피를 확보한 상황이라 창단 첫 트레블(컵대회·정규시즌·챔프전 우승)을 향해 순항한다.
이번 시즌도 16승 3패, 승점 47로 2위 현대캐피탈(12승 6패, 승점 36)에 넉넉히 앞선 1위를 달리는 대한항공의 숨은 힘은 선수들의 투지다.
대한항공은 계묘년 첫 경기였던 1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전에서 세트 점수 0-3으로 패했다.
이번 시즌 첫 '셧아웃' 완패였다.
그로부터 사흘 만인 4일 안방인 인천 계양체육관으로 돌아와서는 OK금융그룹을 세트 점수 3-0(25-16 25-17 25-16)으로 잠재우고 설욕에 성공했다.
OK금융그룹은 20점을 넘긴 세트가 한 번도 없었고, 고작 80분 만에 경기가 끝날 정도로 압도적인 한 판이었다.
경기 후 대한항공 선수들은 "자존심이 걸린 경기"였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항공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은 "지난 경기에 너무 부진해서 자존심이 걸린 경기였다. 동료들이 다들 자존감이 강한 선수들인데 경기 전에 웃고 있어도 칼을 갈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저 역시 칼을 갈고 나왔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세터 유광우도 "지난 경기에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같은 팀에 연패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이번 시즌 들어 가장 집중한 경기였다"고 거들었다.
OK금융그룹에 일격을 당했던 대한항공은 9연승 행진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무엇보다 졸전에 가까운 경기 내용이 선수들을 자극했다.
유광우는 "그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끼리) 경기에 대해 말을 안 했다. 각자 마음속에 칼을 갈고 반성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승리가 우리 팀에는 남다른 의미"라고 했다.
정지석도 "훈련 때부터 모든 선수가 공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게 느껴졌다. 모든 선수가 잘한 경기"라고 만족감을 보였다.
정규시즌 후반전에 돌입한 4라운드 첫판을 완승으로 장식한 대한항공 선수들은 선두 수성에 자신감을 보인다.
유광우는 "만약 이 경기서 졌다면 시즌이 험난했을 거다. 승리한 덕분에 숨통이 트였다. (1위) 안정권은 아니지만, (지키는데)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 19경기에서 고작 3번밖에 패하지 않은 대한항공 선수들은 단 1패에도 분기탱천할 정도로 투지를 보인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선수는 분위기가 만드는 거다. 맡겨두면 알아서 만든다"면서도 "투지만은 강조한다. 어려운 순간에는 투지가 있어야 이겨낼 수 있다. 그걸 알고 있는 선수들"이라며 만족스러워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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