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대표팀, 일본 아닌 호주전에 올인…이강철 감독 호주 출국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4강 진출에 도전하는 야구대표팀은 본선 1라운드 첫 경기인 호주전 승리를 1차 목표로 삼았다.
대표팀은 호주와 경기에서 패하면 본선 1라운드 통과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호주전에 모든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한국은 호주전에 맞춰 선수 엔트리까지 구성했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4일 WBC 대표팀 최종 명단을 발표하면서 "호주에 우완 투수가 많아 좌타자를 많이 선발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아예 5일 호주로 출국해 호주프로야구(ABL)에서 뛰는 선수들을 직접 살펴볼 계획이다.
한국은 사실상 호주전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
한국, 왜 일본이 아닌 호주를 경계하나
야구 대표팀은 WBC 본선 1라운드 B조에 속해있다. 일본, 호주, 체코, 중국과 같은 조다.
체코, 중국은 실력이 한참 뒤처진다. 숙명의 라이벌인 일본은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객관적인 전력상 일본이 B조 1위 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한국과 호주가 2위를 두고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이강철 감독과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회는 냉철하게 이 같은 상황을 분석했다.
일본보다는 호주전에 초점을 맞춰야 8강에 진출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본선 1라운드는 조별 1, 2위 팀이 8강에 진출한다. 한국이 호주전에서 패하고 일본전에서도 지면 본선 1라운드 진출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진다.
전력은 한국이 호주보다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주는 역대 WBC 본선 무대에서 1라운드를 통과한 적이 없다. 역대 4차례 대회 성적은 2승 10패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호주는 꾸준히 WBC 본선 무대를 밟을 만큼 경쟁력을 갖췄으며 한국 야구팬들에게도 익숙한 정상급 선수들을 다수 배출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에 3차례 출전한 우완 투수 리암 헨드릭스(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대표적인 호주 출신 빅리거다.
과거 KBO리그에서 뛴 크리스 옥스프링, 워윅 서폴드도 호주 선수다.
호주 대표팀의 면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호주 역시 한국전에 모든 전력을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이미 다크호스팀에 발목을 붙잡힌 경험이 있다.
2017 WBC에서 이스라엘에 1-2, 네덜란드에 0-5로 패하며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대표팀은 6년 전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호주를 경계하고 있다.
마침 한국의 본선 1라운드 첫 경기 상대가 호주다. 한국은 3월 9일 정오 일본 도쿄돔에서 호주와 맞붙는다.
그리고 10일 일본전, 12일 체코전, 13일 중국전에 임한다. 호주전에 승리하면 남은 경기를 부담 없이 소화할 수 있다.
호주전, 어떻게 준비하나
한국은 선수 선발 과정부터 호주전에 초점을 맞췄다.
대표팀은 이용찬(NC 다이노스), 박세웅(롯데 자이언츠) 등 포크볼을 잘 던지는 투수들을 엔트리에 다수 포함했다.
비아시아권 선수들은 포크볼 등 낙차 큰 변화구를 생소하게 느낀다.
이강철 감독은 "호주전엔 포크볼 등 각도 큰 변화구가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롯데 선발 김원중, LG 트윈스 좌완 투수 김윤식을 뽑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두 선수 모두 우타자를 상대로 날카로운 낙차 큰 커브를 던진다.
변화구 구사 능력이 좋은 이들은 대부분 땅볼을 잘 유도한다.
호주엔 장타력을 갖춘 선수들이 다수 포진해 뜬공 유도형 투수보단 땅볼 유도형 투수가 적합하다.
이강철 감독은 "전력분석팀과 많이 상의했다"며 "선발-중간-마무리 등 보직에 연연하지 않고 투수들을 골고루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대표팀 야수들도 호주전에 맞춰 선발했다.
한국은 15명의 야수 중 좌타자 8명, 우타자 6명, 스위치 타자 1명(토미 현수 에드먼)으로 구성했다. 비교적 좌타자 비율이 높은 편이다. 특히 5명의 외야수 중 4명이 좌타자다.
호주전을 겨냥한 구성이다. 이강철 감독은 "호주 선발 투수 자원 중 좌완은 그리 많지 않다"며 "호주전에 괜찮을 것 같았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곧바로 호주전 정밀 분석에 나선다.
KBO는 대규모 호주 전력분석팀을 꾸렸다.
이강철 감독과 진갑용 배터리 코치, 정현욱 투수코치, 심재학 퀄리티 컨트롤 코치, 김준기 전력분석위원은 5일 오후 호주로 떠난다.
이들은 8일까지 호주 선수들의 기량을 면밀히 체크한 뒤 9일 귀국할 예정이다.
이후엔 삼성 라이온즈 감독을 역임한 허삼영 전력분석위원 등이 호주를 방문해 다시 정밀 분석한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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