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작년에만 67조8000억원 늘었다

정선형 기자 2023. 1. 5.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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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 급격한 채권시장 경색 여파로 기업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5대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전년 대비 70조 원 가까이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기업대출 잔액은 703조7000억 원으로 2021년 말 대비 67조8000억 원 증가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업대출 부실을 줄이기 위해 금리가 일정 수준을 넘어가지 않도록 해 상환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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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로 채권시장 경색

은행 문 두드리며 자금조달

중소기업이 44조8000억 차지

금리 오르며 이자부담 가중

지난해 하반기 급격한 채권시장 경색 여파로 기업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5대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전년 대비 70조 원 가까이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가 높아진 데다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있어 자금력이 약한 기업들의 이자 부담이 심화할 전망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기업대출 잔액은 703조7000억 원으로 2021년 말 대비 67조8000억 원 증가했다. 코로나19 피해가 누적되고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발 채권시장 경색까지 겹치면서 기업들이 운영 자금 마련을 위해 앞다퉈 은행 문을 두드린 결과로 풀이된다. 채권시장이 얼어붙었던 지난해 10월에만 한 달 새 기업대출 잔액은 8조8000억 원이 늘어났다.

특히 자금 여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 대출이 더 크게 늘어 우리 경제의 새로운 뇌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2021년 말 553조4000억 원에서 지난해 말 598조2000억 원으로 약 44조8000억 원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11월 중소기업의 평균 대출금리는 5.93%로 6%에 근접했다. 신용이 낮은 중소기업은 이미 6%대 대출금리를 적용받고 있다.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3.75%까지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은 더 증가할 전망이다.

문제는 중소기업이 당분간 은행 대출 외에 뾰족한 자금조달 수단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최근 회사채 시장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지만 대부분 AA등급 이상의 우량 기업 회사채만 거래되고 있다. 단기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탓에 당분간 A등급 이하의 회사채 수요는 살아나기 힘들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단행됐던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가 종료되면 그동안 착시효과를 일으키던 기업대출 연체율이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은행권은 기업 대출 부실화를 막기 위해 상환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이자를 성실하게 납부해온 저신용 중소기업이 신용대출 등의 만기를 연장할 경우 일정 수준을 초과하는 금리를 대출 원금을 상환해주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에 도입된 금리상한형 대출을 중기 대출에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업대출 부실을 줄이기 위해 금리가 일정 수준을 넘어가지 않도록 해 상환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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