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중대선거구제 문제 많아…일본이 폐기한 제도”
하려면 행정구역 개편 선행돼야”
주호영은 긍정론으로 선회
野 향해 “유불리 따져선 안돼”
현재 룰라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브라질을 방문중인 정 위원장은 5일 중대선거구제에 대해 페이스북 글을 통해 “(현행) 소선거구제의 폐해를 절감하고 있지만, 중대선거구제의 문제점은 우리가 잘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본은 소선거구제에서 출발해 중대선거구제로 갔다가 1993년경 소선거구제로 다시 돌아온 경우”라고 했다.
일본이 선거구마다 2인에서 5인까지를 뽑는 중대선거구제를 실시하면서 공천권을 갖기 위한 당내 파벌정치가 심화했고 이 폐해를 막기 위해 소선거구로 결국 돌아갔다는 것이다.
이어 정 위원장은 “선거구를 광역화해서 복수의 국회의원을 뽑겠다면, 행정구역 개편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며 “지방 소멸이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현재의 3단계 행정구조를 그대로 둘 수는 없다. 2단계 행정구조로 축소하는 게 옳은 방향이다.
일례로 도(道)를 없애고, 몇 개의 광역시로 묶는 방안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꼭 중대선거구제로 가야 한다면 선거구 개편에 앞서 행정개편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사실상 현재 급물살을 타고 있는 중대선거구제 개편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중대선거구제가 논의되고 있다”며 “총선을 1년 앞두고 선거법상 올 4월까지 선거구를 확정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논의가 활발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단히 복잡한 여러 문제를 포함하고 있고 지역구마다 사정이 달라 합의에 이르기 쉽지 않지만 일체의 당리당략 유불리를 따지지 말고 한국 정치의 올바른 방향이 어느 쪽에 있는지 보고 방향을 정해가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에 다시 한 번 협조를 구한다”며 “민주당의 유불리, 다음 총선 유불리를 따지지 말고 현재 한국 정치가 가진 문제를 극복할 제도 무엇인지, 한국 정치가 나아갈 바람직한 방향에 부합하는 제도가 무엇인지만 보고 결정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런 주 원내대표 입장은 전날에 비해 긍적적으로 바뀐 것으로 평가됐다. 전날 그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만난 후 “워낙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지역구에 따라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의견을 모으기가 대단히 어렵겠구나 느꼈다”고 말했었다.
엇갈리는 당내 다른 셈법은 야당도 마찬가지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지금 뭐라도 토를 다는 분들은 기득권을 놓기 싫은 분들이다. (기득권을)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대선거구제를 해서 비토크라시(vetocracy, 극단적 파당 정치)를 깨야 한다. 지금과 같은 적대적 공생관계로는 한 발자국도 못 나간다”고 했다.
이 같은 조 의원 발언은 전날 이재명 당 대표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전날 “제3의 선택이 가능한 정치시스템이 바람직하다는 말을 (대선 당시) 말했었지만, 그 방식이 중대선거구제여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비례대표를 강화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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