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P] 전직 대통령 찾은 이재명, 일상적이라지만 때가 때인지라
1. 새해 첫 일정
이 대표는 새해 첫 일정으로 김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 대표는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권노갑 상임고문 등 김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옛 동교동계 인사들을 만났다.
이후 김대중재단 신년하례식에 참석한 이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은) 혹독한 시련과 고난을 겪으면서도 평화, 인권, 민생,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셨다”며 “정치가 사실 사라졌고 폭력적 지배만이 횡행하지만 그 속에서 정치를 복원하고 민주당의 역할을 제대로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를 향한 검찰의 수사망이 좁혀오는 상황에서 독재정권에 저항해 민주화운동에 투신한 김 전 대통령의 삶을 부각한 것이다.
오후에는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지도부와 정세균 전 국회의장 등이 동행했다. 이 대표는 방명록에 ‘함께 사는 세상, 깨어 있는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새로운 희망의 길을 열어가겠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참배를 마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고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와 대화를 나눴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새해를 맞아 덕담을 나누는 정도였다”며 이 대표의 검찰 소환 등과 관련된 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민생경제의 위기, 민주주의의 위기, 한반도 평화의 위기로 국민의 삶이 위협받고 있다”며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정치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포기하지 않았던 두 분 대통령님의 삶의 궤적을 떠올리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민주당과 함께 하나 된 마음으로 앞으로 나아가겠다며 단일대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 양산 찾아 ‘민주주의‘ 대화
2일에는 양산 평산마을을 방문해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 민생, 안보 등의 현안과 관련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같은 날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 인사회에는 불참했다.
이날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 민생, 안보 등의 현안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태원 참사에 대한 진정한 치유의 필요성과 불안한 안보 상황에서의 단단한 평화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의 만남은 이 대표의 당대표 선출 직후인 지난 8월 29일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문 전 대통령이 당시 “저와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그룹이 같다”고 말하자 이 대표는 “우리 모두는 친문”이라고 답하며 당내 결속을 다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만남에서도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 대표는 예방을 마치고 페이스북에서 “’어렵게 이룬 민주주의가 절대 후퇴해선 안 된다‘는 점에 깊이 공감했다”며 “’대표 중심으로 민생 경제를 해결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달라‘는 말씀을 주셨다”고 언급했다. 서용주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YTN ’뉴스라이브‘에서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이 윤석열 정부 들어서 민주당과 야당을 향한 일방적인 검찰 수사에 과다하다고 공감한 것 같다”고 말했다.
3. 지지층 결집 의도인가
이 대표는 이번 방문에 대해 “신년에 일상적으로 하는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검찰 수사가 속도를 높이는 상황에서 지지층 결집과 화합을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 대표는 10~12일 사이로 검찰과 출석 날짜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는 검찰 수사와 사법리스크에 맞서 단일대오를 강조하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1일 민주당 신년인사회에서 “이재명 당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함께 승리의 역사를 만드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단일대오를 강조했다. 이 대표도 2일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검찰 수사 대응을 당과 분리해야 당내 목소리가 있다‘는 질문에 “개인에 대한 공격인지 당에 대한 공격인지에 대한 판단이 서로 다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당내 결집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은 3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당내를 다잡기 위해 간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고 의도가 무엇이든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어떤 결집도 강화될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반면 이상민 의원은 2일 YTN 라디오 ’이재윤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일상적인 당무의 일환이라고 생각하지만 본인에게 있는 사법적 의혹을 문 전 대통령이나 김 전 대통령 지지세력과 합세해서 정치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김성우 인턴기자/이상훈 정치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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