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尹 9·19 효력정지 검토 지나치다? 오히려 너무 늦었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과 관련, “오히려 너무 늦었다”고 했다. 2018년 문재인 정부 당시 평양 남북 정상회담 때 체결한 9·19 군사합의는 비무장지대(DMZ)에서 남북으로 10~40㎞ 이내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고 공중 정찰 활동을 금지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태영호 의원은 5일 TV조선 ‘뉴스 퍼레이드’와의 인터뷰에서 “일각에서는 ‘지나친 발언이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시는데 저는 오히려 대통령의 이런 경고성 발언이 너무 늦었다고 생각한다”며 “9·19 군사합의는 4·27 판문점 선언의 부속 군사합의서다. 이 합의서의 전제조건인 판문점 선언은 핵심이 북한 비핵화다. 그런데 북한은 지난해 9월 핵무력을 법제화했다”고 지적했다.
태영호 의원은 “실효성 측면에서도 9·19 군사합의의 핵심은 완충지대다. 이건 쌍방이 존중할 때 평화 유지 관리에 도움이 되는데 북한은 계속 위반한다”며 “우리를 향해서 미사일을 쏘고 무인기가 들어갔다 나가는데 우리만 묶여 있다. 북한에 9·19 군사합의는 무용지물이니 우리도 이거 깨버리겠다고 당당히 선언했어야 한다”고 했다.
전날(4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북한의 리용호 전 외무상이 작년에 처형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해서는 “북한 고위 인사들에 대한 처형설이 나왔다가 (처형설 당사자가) 깜짝 등장한 적도 있다. 북한 특성상 이거는 확인하기 힘들다”면서도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북한 엘리트층, 특히 북한 외교가에 주는 충격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향후 미북 협상에도 큰 영향을 미칠 그런 중대한 사건”이라고 했다.
태영호 의원은 “리용호 전 외무상은 90년대 말부터 거의 30년 동안 미국과의 협상에 관여한 베테랑 협상가”라며 “협상이라는 건 오랫동안 해보고 감각을 익히고 해야 되는데 리영호 한 명을 치면 그 라인에 있던 사람들이 다 위축된다. 그러면 앞으로 남북관계에서도 강경 쪽으로 줄을 서야 살아남기 때문에 자칫 강경을 외치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 있다. 향후 미북 관계뿐만 아니라 남북관계에도 매우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이라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둘째 딸을 계속 언론에 공개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북한이 가지고 있는 핵 미사일 자산은 김정은 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딸인 4대까지 연장된다. 이런 메시지를 국제 공동체와 미국, 한국에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라며 둘째 딸 후계자 설에 대해서는 “북한 체제상 딸이 후계 구도로 잡힌다? 가능성은 좀 낮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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