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최적 항균 펩타이드 찾는다

이병철 기자 2023. 1. 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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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항균 펩타이드의 염기서열을 찾는 기술을 개발했다.

남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항균 효과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고, 항균 효과에 관여하는 주요 펩타이드 부분 서열을 제공하는 기술"이라며 "AI 모델로 다양한 항생제 후보 물질을 빠르게 발굴해 항생제 신약 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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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호정 광주과기원 교수 연구진 개발
문장 읽은 AI로 예측 정확도 18배 높여
이번 연구에 참여한 남호정 광주과학기술원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왼쪽), 이한솔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

국내 연구팀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항균 펩타이드의 염기서열을 찾는 기술을 개발했다. 항균 펩타이드는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세균에도 쓸 수 있고, 내성도 거의 유발하지 않아 차세대 항생제 기술로 주목을 받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는 남호정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지난달 3일 국제 학술지 ‘단백질 과학’에 항균 펩타이드 분자를 빠르게 찾아주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해 발표했다고 5일 밝혔다.

펩타이드는 2~70개의 아미노산이 사슬처럼 연결된 분자를 말한다. 아미노산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단백질과 비슷하지만, 3차원 구조가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과 다르게 아미노산 염기서열만으로도 생리현상 조절, 항생 기능 등을 나타낸다.

세균이 낮은 농도의 항생제에 오랜 시간 노출되면 유전자를 변형시키는 돌연변이가 나타나는 데, 이 결과로 항생제의 영향을 받지 않는 내성이 생기게 된다. 한번 생긴 내성은 사라지지 않고, 자연계에 항생제 내성균이 늘어날수록 감염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항생제는 점점 줄어든다. 특히 여러 종류의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다재내성균도 나타나면서 새로운 항생제 개발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광주과학기술원 연구팀이 개발한 항균 펩타이드 예측 모델 개요. 자연어처리 모델을 적용해 펩타이드의 전체 염기서열을 바탕으로 항균 펩타이드를 찾아낸다(위 그림). 또 셀프 어텐션 기술을 적용해 신뢰성과 해석성을 더했다. /광주과학기술원

GIST 연구팀은 자연어처리 모델인 버트(BERT)를 기반으로 펩타이드의 항균 효과를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는 AI 예측 기술(AMP-BERT)을 개발했다. 버트는 자연어 해석에 특화된 모델로, 아미노산 염기서열을 하나의 문장으로 인식해 전체 염기서열의 특징을 알아낼 수 있다.

연구팀은 버트에 대규모 단백질의 아미노산 염기서열을 학습시킨 후 셀프 어탠션 기술을 적용해 이미 밝혀진 항균 펩타이드에서 기능을 담당하는 염기서열을 찾아냈다. 셀프 어탠션은 문장 안에서 핵심적인 단어를 중심으로 다른 위치에 있는 단어와 맥락을 파악하는 분석방법이다.

연구팀은 이렇게 찾은 염기서열을 바탕으로 주어진 아미노산이 항균 기능을 할 수 있는지 예측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했다. 다른 모델과 항균력 예측 정확도를 비교한 실험에서는 2~13% 높은 정확도를 나타냈다. 또 예측 결과를 해석할 수 있는 기능을 더해 신뢰성도 높였다.

남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항균 효과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고, 항균 효과에 관여하는 주요 펩타이드 부분 서열을 제공하는 기술”이라며 “AI 모델로 다양한 항생제 후보 물질을 빠르게 발굴해 항생제 신약 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항생제의 오남용으로 인한 내성 문제는 심각한 편이다. 항생제 내성균의 발견은 계속되고 있고, 세균 감염에 쓸 수 있는 항생제는 줄고 있다. 2019년 한강에서 300종이 넘는 항생제 내성 유전자가 발견됐고, 현재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 반코마이신 내성 황색포도상구균(VRSA) 등 6종의 항생제 내성균이 국내에서 법정 감염병 원인균으로 지정돼 있다.

건강한 대장균(위)과 항균 펩타이드에 의해 사멸한 대장균의 모습. /J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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