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감으로 똘똘 뭉친 한국 야구…LG, WBC 대표팀 평가전 자청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4강에 도전하는 한국 야구를 상징하는 핵심어는 '사명감'이다.

바닥에 떨어진 국제 경쟁력을 이번 대회에서 회복해 그 열기를 KBO리그로 이어가겠다는 필사의 각오로 KBO 사무국과 프로 10개 구단이 똘똘 뭉쳤다.

WBC 대표 선수를 선발하는 WBC 기술위원회는 4일 최종 엔트리 30명을 발표했다.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한 1루수 최지만(32·피츠버그 파이리츠)의 합류를 마지막까지 지켜봐야 할 뿐 나머지 29명은 확정적이다.

원래 2월 9일(한국시간) 공개하는 최종 엔트리를 한 달 이상 서둘러 발표한 것도 선수들에게 책임감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5일 KBO 사무국에 따르면, 애초 WBC 조직위원회는 1월 6일에 예비 엔트리 35명을 제출하라고 20개 참가국에 공지했다가 지난 연말에 다시 50명으로 수정해 제출하라고 재공지했다고 한다.

작년 11월에 '관심 선수' 50명 명단을 WBC 조직위에 제출한 KBO 사무국과 WBC 기술위는 또 50명을 추리고 다시 35명으로 압축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아예 최종 엔트리 30명을 확정해 공개하기로 방향을 틀었다.

현재 본선 20개 참가국 중 최종 엔트리를 발표한 나라는 사실상 우리나라뿐이다.

다른 나라보다 일찍 대표를 선발한 만큼 태극마크의 영예를 안은 선수들은 2월 중순 대표팀 전체 훈련 시작에 맞춰 컨디션을 잘 끌어올리라는 숙제를 안았다.

한국 야구가 위기에 직면했다는 사실은 구단, 언론, 팬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잘 안다.

이번 WBC에서 선전을 펼쳐 팬들의 신뢰를 되찾겠다며 '올인'을 선언한 터라 대표 선수들도 한국 야구의 부활에 더 큰 사명감을 느끼고 대회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 선수들은 소속 프로팀의 스프링캠프에서 페이스를 조절하다가 2월 15일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키노 스포츠콤플렉스에 모여 27일까지 12일간 WBC 대비 훈련을 한다.

대표팀을 이끄는 이강철 감독의 소속팀인 kt wiz, NC 다이노스, KIA 타이거즈 세 팀이 투손에 스프링캠프를 차릴 예정이라 WBC 대표팀은 세 팀과 3∼4차례 연습 경기로 실전 감각을 키울 예정이었다.

여기에 LG 트윈스가 대표팀 스파링 파트너를 자청했다.

WBC 기술위원장으로 재직하다가 지난해 말 LG의 새 사령탑에 오른 염경엽 감독이 WBC 대표팀과 연습 경기를 하고 싶다고 먼저 KBO 사무국에 제안했다.

LG는 투손에서 차로 2시간 떨어진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동계 훈련을 치를 예정이다.

차로 왕복 4시간 거리라 투손까지 연습 경기를 치르러 오기가 쉽지 않았지만, 대표팀이 실전 모드에 빨리 진입하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LG가 솔선수범했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kt는 물론 NC, KIA의 타자들도 예년보다는 빨리 실전 감각을 키워 대표팀 투수들에게 힘을 보태주길 희망했다.

상대하는 타자들이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면, 그만큼 이들과 대결하는 투수들도 긴장감과 집중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 감독의 공개 요청에 대표팀을 도와야 한다는 kt, NC, KIA 세 팀의 사명감도 LG와 다르지 않을 것 같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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