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전세사기 당한 임차인에게 보증금 대출이자 최대 4년간 지원
서울에서 전세사기 등의 피해로 대출 상환이 어려운 경우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 이자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집이 경매에 넘어간 경우는 피해 가구의 대출이자 전액을 최장 4년간 보조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깡통전세 피해지원 및 예방대책’을 마련해 이달부터 적용한다고 5일 밝혔다. 피해 구제 대상은 서울시의 신혼부부·청년 임차보증금 이자 지원을 받는 가구다.
서울에 사는 20~30대 신혼부부(혼인신고 7년 이내, 합산 연 소득 9700만원 이하)와 만 39세 이하 청년(연 소득 4000만원 이하)은 서울시가 각각 최대 2억원, 7000만원까지 임차보증금(90% 이내) 이자를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신혼부부는 4만5000가구, 청년은 1만가구 정도가 지원을 받았다.
해당 가구 중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해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고 임차주택의 등기부에 임차권이 설정됐거나 임대인에 대한 전세보증금 반환소송, 임차주택에 대한 경매 절차가 진행 중으로 피해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경우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최근 피해는 주택 매매가보다 전세가가 높은 이른바 ‘깡통전세’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뿐 아니라 정보가 부족한 임차인의 상황을 악용한 사기도 증가하는 양상이다.
이에 임대차계약 기간 또는 대출기간이 만료됐을 때도 소득·연령 등 자격요건과 무관하게 예외적으로 지원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해 대출 상환이 어려운 가구는 최장 4년간 대출상환 및 이자에 대한 지원이 연장된다.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면 이자 비용은 무이자로 진행된다.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으로 임대인에 소송이 개시됐거나 임차주택이 법원경매로 넘어가 절차가 진행되는 경우 피해 가구에 발생하는 대출이자를 최대 4년간 서울시가 모두 대신 부담하는 방안도 제도 개선을 통해 추진한다.
사회초년생의 임차보증금 손실을 막기 위해 올해 신혼부부·청년 임차보증금 이자 지원 신규 신청 대상자는 전세자금 보증금 반환보증 가입·보증료 전액이 지원된다.
서울시는 계속되는 피해를 막기 위해 현재 분양 신고 대상에서 제외된 30가구 미만 공동주택도 사용승인 때 분양 예정가를 신고하도록 건축법 개정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전세사기 등의 문제가 가격 산정 체계가 없는 신축빌라에서 자주 발생하는 만큼 이를 보완해 임차인이 사전에 예정 매매가격을 확인하고 계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주택임대관리업자가 임차인과 불법적인 이중계약을 하거나 의도적으로 계약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사례를 막기 위해 임대관리업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법령 개정도 추진한다. 또 올해 상반기 중 민생사법경찰단·자치구와 함께 전세사기 가담 불법 중개행위 현장 점검·단속도 강화할 방침이다.
서울 전세가격(평균 4억7000만원)보다 현저하게 낮은 피해 임차인에 대한 정부 긴급자금 대출(이자 1%)의 최대한도에 더해 서울시가 추가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지역신용보증재단법 시행령이 개정돼 근거가 마련되면 저금리 대출상품을 개발하는 식이다.
유창수 주택정책실장은 “전 재산에 가까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고통받는 청년을 위한 대책을 즉시 실행할 것”이라며 “전세사기 피해로 막막한 시민을 위한 ‘원스톱 상담창구’도 분쟁조정·융자·임대차·가격상담 등 기능을 통합한 ‘전·월세 종합지원센터’로 2월 중 확대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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