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이틀째 재투표에도 의장 선출 실패…의장 공백 사태 지속(종합2보)
하원, 5일 낮까지 정회…공화내 매카시 지지파와 강경파간 협상 움직임도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미 하원이 4일(현지시간)에도 새로운 하원의장을 선출하기 위한 3차례의 재투표를 실시했지만, 공화당 강경파의 반란이 지속되면서 또 다시 하원의장을 선출하는데 실패했다.
하원은 이날 오후 8시까지 정회했다가 표결을 거쳐 다시 오는 5일 낮까지 정회하기로 했다.
100년만의 하원의장 선거 재투표를 불러온 공화당의 내분을 봉합할 극적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한 미 하원의장 공백 사태 등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미 하원은 지난 3일에 이어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속개해 하원의장 선거를 이어갔다. 전날 3차례에 이어 이날에도 현재까지 3차례의 투표가 진행됐다.
민주당은 4~6차 투표에서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를 후보로 추천한 가운데 공화당 다수파는 매카시 원내대표를, 공화당 강경파는 바이런 도널드 의원(플로리다)을 의장 후보로 각각 내세웠다.
강경파가 추천한 도널드 의원은 지난 3차 투표에서 매카시 원내대표를 이탈했던 의원이다.
공화당 강경파는 전날(3일) 1차 투표에서 앤디 빅스(애리조나), 2·3차 투표에선 짐 조던(오하이오) 의원을 각각 후보로 추천한 바 있다. 조던 의원은 이날 강경파들에게 자신을 후보로 추천하지 말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례대로 개별 의원들이 지지하는 후보를 호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4~6차 투표 결과, 제프리스 민주당 원내대표는 자당 소속 의원 전원의 지지(212표)를 받았다.
그러나 매카시 원내대표는 4~6차 투표에서 전날보다 득표수가 줄어든 201표를 얻는 데 그쳤다. 3차 투표때까지 매카시 원내대표를 지지했던 빅토리아 스파르츠 의원(인디애나)이 '기권(Present)'표를 행사했기 때문이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전날 1·2차 투표에선 203표를, 3차에선 202표를 각각 득표했다.
스파르츠 의원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하원의장을 선출할 헌법적 의무가 있지만, 충분한 표를 확보할 때까지 공화당은 회의를 통해 더 논의하고, 모든 사람들의 시간을 낭비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자신이 기권표를 행사한 이유를 설명했다.
공화당 강경파가 내세운 도널드 의원은 4~6차 투표에서 모두 20표를 받았다.
앞서 하원은 118대 의회 개원일인 전날(3일) 하원의장 선출을 위한 선거를 진행했지만, 공화당내 강경파의 반란표로 유력했던 매카시 원내대표가 1차 투표에서 과반(218표) 득표에 실패하면서 1923년 이후 100년 만에 재투표를 실시했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고강도의 견제를 위해 의사규칙 변경 등을 요구하는 강경파와 물밑 접촉을 시도했지만, 강경파의 반대 지속으로 3차 투표까지도 당선을 확정짓지 못했다. 오히려 3차 투표에선 1·2차 때(각 19표)보다 반란표(20표)가 1표 더 늘기도 했다.
전날에 이어 6차례의 재투표에도 하원의장 선출에 실패하면서 미 하원은 일단 오후 8시까지 정회를 했다가 다시 투표를 거쳐 오는 5일까지 정회하기로 했다.
매카시 원내대표도 오후 8시 회의 속개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 밤 투표는 생산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매카시 원내대표가 오는 5일 회의 속개 전까지 강경파를 설득해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현재 공화당내 매카시 원내대표 지지파와 강경파간에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협상이 타결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공화당 내부에선 "많은 진전을 이뤘다"고 말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측이 제안한 추가 정회안 표결을 두고도 공화당 내분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등 협상 타결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추가 정회안에 대해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2명을 제외하고 모두 반대표(210표)를 던졌다. 공화당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2명을 제외하고, 216명이 추가 정회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그러나 공화당에서 4명이 반대표를 던져 추가 정회안은 '찬성 216표 대 반대 214표'로 가까스로 통과됐다.
또한 매카시 원내대표는 전날 전체회의가 정회된 이후 강경파들과 직접적인 접촉은 하지 않은 대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강경파들 설득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이날 별다른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재투표를 앞두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는 등 매카시 원내대표의 구원군을 자처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강경파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설득을 시도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지난 밤 (매카시 원내대표와) 정말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공화당은 위대한 승리를 부끄러운 패배로 바꿔선 안 된다. 축하일 때이고 여러분은 자격이 있다. 매카시는 업무를 잘 해낼 것이고, 큰 일을 할 수도 있다"고 지지를 당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원 사격에도 불구하고 매카시 원내대표가 하원의장직을 거머쥐는데 실패함에 따라 의장 공백 상태의 혼란도 지속될 전망이다.
미 하원은 의장 선출 이후에 의원 선서 및 상임위 위원장 임명 등 원구성을 마무리해야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수 있다.
100년 전인 1923년 당시엔 3일간에 걸쳐 9번(4·4·1)의 투표 끝에 프레더릭 질레트 하원의장을 선출한 바 있다.
남북전쟁 이전엔 모두 13차례 복수 투표를 통해 하원의장을 선출한 전례가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존 테일러(22번)·필립 바버(12번)·존 벨(10번)·로버트 헌터(11번)·하월 코브(63번)·윌리엄 페닝턴(44번) 전 하원의장 등도 여러 차례의 재투표를 거쳤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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