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에게 폭행당했어요” 고소한 여성...재판서 기소당한 이유

관계 회복되자 법정서 폭행사실 부인
울산지검, 말 바꾼 여성 위증죄 기소
애정·상명하복 관계 따른 위증 늘어
검찰 “법정 거짓말 안돼...엄정 대응”

울산지검 전경 <자료=울산지검 홈페이지>

남자친구에게 폭행당해 법정까지 간 여성이 법정에서 “맞지 않았다”고 말을 바꿔 위증죄로 기소됐다. 이 여성은 남자친구에게 구타당한 뒤 특수상해 등으로 고소했으나 이후 관계가 회복되자 법정에서 폭행당한 사실을 부인한 혐의다.

울산지검 공판송무부(부장검사 서원익)는 지난해 하반기 위증과 위증 교사범 총 11명을 적발해 10명을 불구속기소하고, 1명은 수사 중이라고 5일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위증 사범은 전년 동기 2명에 그친 점을 고려할 때 많이 늘어났다.

검찰은 애정 관계, 상명하복 관계, 경제적 이해관계 등으로 허위 증언을 하거나, 유리한 재판 결과를 얻기 위해 피고인들의 적극적인 사주로 위증한 사례를 다수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적발 사례를 보면 조폭 A씨는 부하 조직원 B씨에게 숙소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성매매 알선을 방조한 사건에서 B씨에게 자신은 성매매와 무관하다는 취지로 증언할 것을 요구했다. B씨는 조직에서 방출되지 않기 위해 거짓 증언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피고인 D씨의 도박 사실을 숨긴 C씨도 이번에 적발됐다. C씨는 자신과 함께 도박한 D씨가 “고수익 투자건을 소개해 줄 테니 도박하지 않았다고 증언해 달라”고 요구하자 “D씨가 도박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검찰 관계자는 “위증은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고 국가 사법 질서 신뢰를 떨어뜨리는 중대한 범죄”라며 “법정에서 거짓말은 통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온전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위증 사범은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