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민 배우' 알리두스티 석방…'반정부 시위' 체포 3주만

김성식 기자 2023. 1. 5. 10:5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란의 '국민 배우' 타라네 알리두스티(여·38)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란 출신 영국 배우 나자닌 보니아디(여·42)는 알리두스티 석방 사진에 대해 "강제 히잡을 쓰지 않고 용기 있게 등장했다"고 칭찬했다.

당시 알리두스티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여성, 생명, 자유'라고 적힌 피켓 사진을 올리고 "이란 정부의 잔혹한 사형 집행에 국제 사회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그건 인류의 수치"라고 적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보석 석방된 날 밝게 웃는 출소 사진 공개
SNS서 히잡 벗고 연대 의사 표명해 구속
4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에빈 교도소에서 석방된 타라네 알리두스티가 자신을 마중 나온 이란 영화계 관계자들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2023.1.4.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이란의 '국민 배우' 타라네 알리두스티(여·38)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반(反)정부 시위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이란 사법 당국에 체포된 지 3주 만이다.

4일(현지시간) 알리두스티의 변호사 자흐라 미누이는 이란 ISNA 통신에 "내 의뢰인(알리두스티)이 오늘 보석으로 풀려났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 언론들도 알리두스티의 석방 사실을 타진했다.

알리두스티는 2016년 오스카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세일즈 맨'에 출연한 이란 최고의 국민 배우다. 지난해 칸 영화제 출품작 '레일라의 형제들'에서 연기하는 등 최근까지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출소 직후 알리두스티가 테헤란 에빈 교도소 앞에서 찍은 사진도 이날 현지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사진에는 얇은 회색 스카프를 머리에 얹은 채 밝게 웃는 그의 모습이 담겼다. 통상 귀와 목까지 가리는 이슬람 전통 복장 '히잡'보다 간소화 된 옷차림이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이란 영화 감독 마니 하기기, 사이드 루스타이 등 이란 영화계 주요 인사들은 교도소 밖에서 출소하는 알리 두스티를 반갑게 맞이했다. 알리두스티는 이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촬영한 뒤 승용차에 올라 승리를 의미하는 'V' 표시를 손가락으로 내보였다.

알리두스티의 석방 소식에 이날 전 세계 영화계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표했다. 칸 영화제는 트위터를 통해 "정말 기쁘고 한시름 덜었다"며 "계속해서 함께하자"고 했다. 이란 출신 영국 배우 나자닌 보니아디(여·42)는 알리두스티 석방 사진에 대해 "강제 히잡을 쓰지 않고 용기 있게 등장했다"고 칭찬했다.

'이란 국민 배우'로 꼽히는 타라네 알리두스티(38)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히잡을 벗은 채 반정부 시위 연대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앞서 알리두스티는 이란 당국을 규탄하는 내용의 게시글을 잇달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는 이유로 지난해 12월 17일 이란 경찰에 체포돼 구속됐다.

특히 히잡을 벗은 채 긴 머리를 늘어뜨린 사진을 올리고,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 사형된 모센 셰카리(23)를 옹호한 게 빌미가 됐다.

당시 알리두스티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여성, 생명, 자유'라고 적힌 피켓 사진을 올리고 "이란 정부의 잔혹한 사형 집행에 국제 사회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그건 인류의 수치"라고 적었다. 현재 알리두스티의 인스타그램은 폐쇄된 상태다.

알리두스티 구속 소식에 배우 케이트 윈슬렛과 마크 라이런스, 영화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 등 전 세계 영화인 600여명이 그의 석방을 요구하는 공개 서한에 서명했다.

배우 마크 러팔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리두스티의 체포는 이란 정권이 '여성·생명·자유 시위'에 대한 잔인한 탄압의 일환으로 이란 공인들에게 경고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쿠르드계 이란인 여성 마흐사 아미니(여·22)가 지난해 9월 수도 테헤란에서 이슬람 복장법 위반 혐의로 현지 도덕 경찰에 체포된 이후 여성 인권 향상과 개혁·개방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란 전역에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란 당국은 개혁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를 외국의 사주를 받은 '폭동'으로 규정하고 시위대를 향해 유혈 진압도 불사해 왔다. 지난해 11월부터 사형집행에도 착수해 지금까지 시위 참가자 2명을 건설 크레인에 매달아 공개 처형했다.

seongs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