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①] 꿈꿔온 빅리그 데뷔, 더 큰 꿈 그리는 배지환 “보는 맛 선사하고파”
[스포티비뉴스=최민우 기자 / 김성철 영상기자] 고등학교 졸업 후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낯선 땅에서 쉽지 않은 도전에 나섰고, 4년 만에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어린 시절 꿈꿔왔던 순간이 현실이 됐다. 피츠버그 파이리츠 배지환(24)은 스포티비뉴스와 만나 “꿈이 이뤄졌다”며 소감을 전했다.
배지환은 경북고 출신으로, 호타준족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한국 스카우트는 물론 메이저리그에서도 관심을 보였고, 배지환은 2018년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계약을 맺었다. 마이너리그에서 실력을 갈고 닦은 배지환. 피츠버그 산하 트리플A 팀내 MVP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그리고 지난 9월 24일 메이저리그에 콜업과 동시에 시카고 컵스전에 선발 출장해 데뷔 첫 안타를 신고했다.
콜업 소식을 들었을 때 기분은 어땠을까. 배지환은 “KBO리그를 거치지 않고 마이너리그부터 올라왔다. 늘 팀 동료들이 메이저리그로 올라가는 모습만 봤었다. 항상 바라던 일이었는데, 꿈이 이뤄진 순간이라 감회가 새로웠다”고 돌아봤다. 이어 “부모님 생각도 많이 났다. 내 뒷바라지를 하면서 고생이 많으셨다. 자랑스러운 아들이 된 것 같아 기뻤다”며 웃었다.
사실 첫 안타는 상대 호수비에 막힐 수 있었다. 9회초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배지환이 친 공은 빠르게 내야를 갈랐다. 이때 상대 유격수가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는데, 공이 살짝 빠지면서 안타로 이어졌다. 전 타석에서도 상대 호수비에 막혀 안타를 빼앗겼기 때문에, 더 열심히 뛰었다.
배지환은 “사실 그날 감이 좋았다. 전 타석에서도 안타인줄 알고 열심히 안 뛰었다. 그런데 2루수가 다이빙 캐치를 하더라. 안타가 나온 순간에는 공이 빠질 때까지 열심히 뛰었다. 공을 세게 때리지 못했다. 상대가 잡아도 내야 안타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중요한 순간이었기 때문에 기뻐할 틈도 없었다”며 정신없었던 첫 안타가 나온 순간을 전했다.
마이너리그에서 4년 동안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 이방인인 데다, 한국인이 많지 않은 현실이라 더욱 적응하기 힘들었다. 어린 마음에 지칠 법도 했지만, 배지환은 메이저리그 무대를 바라보며 하루하루를 버텼다.
특히 한식이 가장 그리웠다. 배지환은 “나는 완전히 한식 파다. 미국 음식은 모두 짜더라. 레벨이 올라갈수록 큰 도시에서 야구를 할 수 있다. 그러면 한인 식당을 갈 수 있다. 미국 음식만 먹기에는 힘들었다”며 웃었다.
박효준의 도움도 컸다. 그는 소속 팀이 다를 때도 살뜰히 배지환을 챙겼다. 2021시즌 도중 피츠버그로 이적한 뒤에는 서로의 버팀목이 됐다. 배지환은 “효준이 형이 정말 많이 도와줬다. 내가 루키 리그에서 뛸 때는 효준이 형이 싱글A 플로리다 리그에서 뛰었다. 2022년에는 트리플A에서 같이 있었다. 둘 다 통역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의지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효준은 피츠버그로부터 방출대기 조치 통보를 받았고, 배지환과 떨어지게 됐다.
짧지만 강력한 임팩트를 남긴 배지환. 10경기에서 33타수 11안타 3도루 타율 0.333 장타율 0.424 OPS(출루율+장타율) 0.829를 기록했다. 배지환을 향한 현지 평가도 좋다. 개막 로스터 진입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배지환은 “최대한 메이저리그에 오래 있고 싶다. 사실 어린 선수일수록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올라갔다가 내려온다. 그래도 최대한 오랫동안 메이저리그에 몸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배지환은 “내가 한국 야구를 거치지 않았고, 이런 저런 구설수로 먼저 이름을 알리게 됐다. 스스로도 응원 받는 선수라고 생각을 못하고 살아왔는데, 빅리그에 데뷔했을 때 정말 많은 분들에게 축하와 격려를 받았다. 감사하다. 앞으로 더 성숙한 사람이 되겠다. 야구 선수로는 ‘보는 맛’이 나는 경기를 선사하겠다”며 팬들의 애정 어린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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