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매제한 1년·실거주 의무 폐지… 규제완화 폭탄 수혜자 '둔촌주공'

정영희 기자 2023. 1. 5.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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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정부가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줄이고 중도금 대출 보증에 설정돼 있던 분양가 상한 기준을 폐지하는 등 규제완화책을 내놓으며 청약 시장 훈풍을 기대하는 시선이 늘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정당계약 결과가 주목을 받고 있다./사진=뉴스1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의 실거주 의무를 폐지하는 등 청약 관련 부동산 규제를 대거 완화하면서 청약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특히 최근 청약 신청을 마치고 3일부터 계약을 시작한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은 정부 대책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일 '2023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막기 위해 각종 규제를 풀기로 했다. 먼저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이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다.

이에 따라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의 다주택자에게 중과됐던 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가 사실상 폐지된다. 50%였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70%까지 오른다. 2주택 이상 보유자도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최대 10년이었던 수도권 전매제한 기간도 크게 줄어든다. 강남3구와 용산구 등 규제 지역은 3년, 그 외 서울과 인천·과천·광명·하남 등으로 대표되는 수도권 과밀억제구역엔 1년이 적용된다. 수도권 분양가상한제 주택 등에 존재하던 2~5년의 실거주 의무도 폐지한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처음 입주자 모집 당시 전매제한 8년, 실거주 의무 2년 규제가 각각 적용됐다. 주택 의무 보유 기간이 길어 1순위 기타지역 청약에선 3700여명이 접수하는 데 그쳤다. 일부 평형은 2순위 청약에서 공급 수의 5배까지 모집하는 예비 입주자를 채우지 못했다.

전매제한 기간이 1년으로 줄어들면서 부동산 거래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실거주 요건 폐지를 활용하면 입주와 동시에 세입자를 받을 수 있다. 돈이 모자라 청약 포기를 고민하던 당첨자들의 고민이 줄어들게 됐다.

현행 12억원인 중도금 대출 보증 분양가 기준과 최대 5억원인 중도금 대출 한도도 폐지된다. 이 경우 분양가와 관계없이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진다. 종전 올림픽파크 포레온 전용 84㎡는 분양가가 12억3600만~13억2040만원으로 책정돼 중도금 대출이 불가했다.

규제가 완화되며 중·대형 평수도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국토부는 1분기까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내규 개정을 거쳐 중도금 상한 규제를 폐지하기로 했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첫 중도금 실행은 6월로 예정돼 있다. 이변이 없다면 계약자들은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고금리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 중도금 대출이 허용되더라도 금리가 6~7%에 달하다 보니 이자 부담에 선뜻 대출 상품을 이용하기가 힘들 수 있다. 지난해 미국연방준비제도가 연이어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시행함에 따라 한국은행도 2022년 초 1.00%였던 기준금리를 11월 3.25%까지 인상한 바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일 신년사에서 "금리 인상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물가·경기·금융안정 간 상충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며 금리 인상 기조가 일정 기간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최근 집값이 크게 떨어지며 주변 시세보다 다소 높게 책정된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분양가도 아쉬운 점으로 꼽히고 있다. 5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강동보다 좋은 입지로 여겨지는 송파 헬리오시티 전용 84㎡가 지난달 말 1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부동산 가격 급등기에 가장 큰 상승세를 보였던 강동 상일동 고덕 아르테온 전용 84㎡도 지난달 6일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분양가보다 낮은 12억9500만원에 팔렸다.

김효선 NH농협은행 WM사업부 All100자문센터 부동산수석위원은 "이번 규제완화가 계약을 고민하던 청약 당첨자들에게는 희소식이 될 것"이라며 "올림픽파크 포레온이 인근 아파트들보다 시세가 높은 편이지만 전체적인 측면에서 보면 서울 내 전용 84㎡ 분양가가 12억원대인 것은 양호한 가격"이라고 말했다.

이번 정부 대책이 청약 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해 김 위원은 "지금처럼 미분양이 쌓이게 되면 개인뿐 아니라 국가 전반으로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면서 "규제완화를 통해 청약 시장이 활발해지고 거래량이 늘어난다면 긍정적인 신호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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