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북한 무인기, 용산 비행금지구역에 일부 들어왔다"…입장 번복
합참 오늘 오전 '전비태세검열' 결과 공개 예정
'P-73'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 반경 약 3.7㎞(2해리) 상공에 설정돼 있는 비행금지구역을 뜻한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앞서 국회 답변을 통해 "(북한 무인기가) 용산까지 안 왔다는 건 우리가 확신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군도 그간 '북한 무인기의 P-73 진입은 없었다'는 입장이었으나, 정밀 분석결과 이를 번복한 것이다.
하지만 군 관계자는 당시 북한 무인기가 P-73 구역을 스치듯 진입 후 빠져나가 'P-73'에 "일부 들어왔다"고 밝혔다.
다만 "북한 무인기가 P-73 내 700m까지 들어왔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이 아니며 북한 무인기가 P-73에 진입했다고 해서 '용산(상공)이 뚫렸다'는 건 아니다"라며 "용산구는 서울역 일대까지 포함하는데 거기까지 비행해온 건 아니다. 당시 북한 무인기는 P-73에 진입해 '종로구 상공까진 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군 관계자는 북한 무인기가 P-73 진입한 사실을 뒤늦게 확인한 배경에 대해 "앞서 예하부대의 보고 자료엔 (북한 무인기 추정 항적이) 없었다"며 "그러나 합동참모본부 전비태세검열실에서 점검을 나가 유효하지 않은 항적 몇 개를 하나씩 면밀히 찾아보니까 '이게 (북한 무인기) 항적일 수도 있겠다' 해서 좀 뒤늦게 결과론적으로 찾아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4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 등으로부터 윤석열 대통령도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일부 정보라인이 상부에 정확한 보고를 하지 않은 듯한 느낌이 든다"고 주장했다.
국회 국방위와 정보위에서 활동한 바 있는 하 의원은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사실관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국방부, 군이 (의도적으로) 은폐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이는 기술 장비의 문제로 TOD라는 적외선, 열로 탐지하는 등 새도 따뜻하니까 구분도 잘 안 된다. TOD 장비 담당자들은 아직도 (무인기가) 안 왔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고 자신의 군관계자들을 통해 들은 내용을 전했다.
그러면서 하 의원은 "(군 정보라인이) 이종섭 장관에게 '안 왔다'고 보고를 했기 때문에 장관이 발표(북한 무인기가 용산까지 오지 않았다)를 그렇게 했을 것이다"며 "정보본부에 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제가 국방위원으로 있으면서 (보니까) 서해 공무원 사건 등 북한 관련 정보를 거의 독점하는 정보본부에서 장난친 것이 많이 있더라"며 "장관의 그런 단정적인 답변이 나오게 된 것에 대해 내부조사를 실시, 문책할 필요가 있다. 이번에 한번 확실히 좀 손을 봐야 된다"고 군 정보라인에 대한 대대적 감찰과 문책을 주문했다.
하 의원은 "안보는 최대의 위험을 전제해서 보수적으로 가야 되는 것"이라며 침범한 것 같다는 일부 의견이 있었다면 이를 중심으로 점검하고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9일 "합참이 보고한 북한 무인기의 비행 궤적을 보니 은평·종로·동대문구·광진구, 남산 일대까지 왔다간 것 같다"며 북한 무인기가 비행금지구역을 통과했을 확률이 크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후에도 "합참에서 제출받은 항적을 구글어스의 인공위성 사진과 대조해본 결과 북한 무인기가 용산 대통령실 북쪽 상공을 지난 뒤 돌아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군 당국은 김 의원 발언과 관련해 "적(북한) 무인기는 비행금지구역(P-73)을 침범하지 않았음을 알려드린다"며 "사실이 아닌, 근거 없는 얘기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합동참모본부 전비태세검열실은 북한 무인기 침범 사건 다음날인 지난달 27일부터 당시 대응 작전을 펼쳤던 현장 부대를 상대로 작전상황 전반을 점검했다.
합참은 이날 오전 이번 북한 무인기 사건 당시 군의 대응 작전 상황 등에 관한 전비태세검열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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