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정성일, 송혜교와 만들어낸 '사약 케미'
'더 글로리'에서 언제부터인가 일상에 스며든 송혜교(동은)로 인해 아내 임지연(연진)의 판도라의 상자를 마주하고 복수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는 하도영 역을 맡은 정성일. 단정하면서도 묘한 분위기와 깊은 눈빛으로 중년의 섹시한 매력을 발산, 대체 불가 캐릭터를 탄생시키며 '도영앓이'를 유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30일 전 세계에 공개된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공개 3일 만에 비영어권 TV 부문 3위에 오르고, 서비스 국가 19개국에서 톱 10에 이름을 올리는 등 심상치 않은 흥행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정성일은 부와 권력을 손에 쥐고 다정한 아빠와 남편으로서 평안해 보이는 가정을 이루고 있지만 날카로움마저 느껴지는 냉소적인 성격을 지닌 캐릭터 도영을 내, 외적으로 소화해 냈다. 극 중 '나이스한 개XX'로 묘사된 캐릭터를 딱 떨어지는 슈트핏, 한구석 남아있는 천박함을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젠틀함으로 포장해 보는 이들의 구미를 더욱 당기게 한다.
특유의 매력적인 중저음 보이스와 차분한 말투, 오직 딸에게만 따뜻한 미소를 짓는 등 완전히 대비되는 그림체를 그리며 정성일만의 하도영을 만들어냈다.
특히 기원에서 송혜교를 재회하고 그에게 홀린 듯 진득한 눈길을 보내는 장면은 특별한 대사 없이도 깊은 눈빛과 표정 연기가 더해져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시청자들은 두 사람을 '사약 케미스트리'라고 이야기할 정도. 복수를 위해 접근한 송혜교와 덫에 걸린 정성일의 극적인 서사는 서로에게 독이 되는 관계이지만 멜로 드라마의 장면을 보는 듯한 과몰입을 끌어내고 있다.
정성일은 오랜 시간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서 탄탄하게 쌓은 연기 내공으로 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 '배드앤 크레이지', '비밀의 숲2', '우리들의 블루스' 등을 통해 임팩트 강한 캐릭터를 선보였다. 이번 '더 글로리'에서는 흡입력 넘치는 강렬한 캐릭터로 그를 주목하게 하고 있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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