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부터 시작? '첩첩산중' KBO 통합 마케팅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갑론을박 [10개구단 단장에게 물었다④]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한국 야구가 한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 KBO리그 통합 마케팅으로 가는 길은 첩첩산중이다.
미국프로야구(MLB)의 경우 공식 사이트에서 모든 것을 제공한다. 각 팀별 홈페이지와 티켓 판매, 온라인 중계, 야구 기록까지 모두 한 곳에 모여있다. 모든 게 흩어져있는 KBO리그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2022년 KBO리그 총 관중수는 607만 6074명이었다. 2010년대 중반 한때 840만을 넘겼던 프로야구 관중수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고, 프로야구 붐이 막 불붙기 시작했던 2009년 즈음으로 돌아갔다. 야구계가 한목소리로 '위기'를 외치는 이유다.
KBO는 2018년 정운찬 전 총재의 취임과 함께 KBO닷컴의 꿈을 꿨다. KBO 미디어센터를 신설해 영상 허브를 구축했고, 홈페이지와 티켓 판매 창구를 하나로 모으는 '통합마케팅'을 본격 추진하기 시작했다.
현재에 만족하지 말고, 팀별로 나뉜 수익을 하나로 모아 보다 큰 파이를 만들자는 취지다. 그 시작을 통합 티켓으로 잡은데도 이유가 있다. 1년 6~700만명의 티켓 구매 고객이 보장되는 사이트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통합된 고객 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
고객의 니즈에 맞춘 콘텐츠를 제공하거나, 타깃 특화 마케팅을 펼칠 여지가 생긴다는 게 KBO의 계산이다. 장기적으로는 티켓 뿐 아니라 유니폼 등 굿즈도 하나로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미 시행중인 프로농구(KBL) 프로배구(V리그)에서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인터넷 중계창구로의 활용도 같은 맥락이다. 헬멧이나 패치 등 현재 모기업 지원금으로 표기되는 각종 광고가 KBO 차원에서 통합되면 현재 이상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있다. 홈페이지 등 유지보수와 업데이트에도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만큼, 구단 입장에서 꼭 손해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현실은 산 넘어 산이다. 구단간 의견 차이가 극명하다. 프로야구는 타 스포츠와는 입장 관객수부터 자릿수가 다르다. 홍보 효과 및 수익의 차이는 더욱 크다.
10개 구단 입장에선 크기가 불확실한 파이를 위해 확실한 현 수익원을 포기하라는 말처럼 들릴 수 있다. 홈페이지와 앱 등 이미 투자된 비용도 무시하기 어렵다. 그 이상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엮여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각 구단의 재정이 어려워지면서 한동안 답보 상태에 빠진 이유다.
앞으로 KBO 통합 마케팅은 필요한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까에 대해 일선에서 뛰고 있는 10개 구단 단장에게 물었다.
리그의 가치를 높이고, 한층 더 발전하기 위한 필요성에는 대체로 공감대가 있다. 다만 그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특히 구단간 이견을 조율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A단장은 "꼭 필요하다. KBO가 더 강한 추진력을 보여줘야한다. 마케팅도 구단별로 해야하는 것이 있고, 통합으로 해야 효율적인 것이 있다. 홈페이지나 티켓만 단계적으로 통합해도 불필요한 비용을 아낄 수 있다. 팬들의 편의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B, C단장도 "구단별 마케팅에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본다. 가능한 분야부터 하나씩 시도할 필요가 있다", "리그 가치를 높이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하지만 시기 면에서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D단장은 "각 구단은 한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노력중이다. 이익없는 대승적인 참여는 어렵다. 우선 매력적인 설계가 필요하고, 원하는 구단부터 첫 걸음을 떼야한다"고 지적했다. 당장 구단의 캐시카우를 침범하기보단 규모의 경제를 통한 경비 절감에 초점을 맞춰달라는 부탁도 덧붙였다.
"구단간 이견조율이 선행돼야 한다", "충분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적어도 모든 구단이 동등한 구조가 된 뒤에 추진해야한다", "각 구단의 자생력이 떨어질 수 있다"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보다 강한 반대 목소리를 낸 팀도 있었다. E단장은 "필요성을 논하기에 앞서 통합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시장 규모인지부터 따져봐야한다. KBO리그처럼 작은 시장에서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언젠가는 필요하겠지만, 먼저 프로야구의 인기를 높이고 시장을 키우는데 집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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