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에 등장한 뱅크시 벽화 절도…"범죄다" vs "또 다른 예술"

권수현 2023. 1. 5.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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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피티 작가 뱅크시가 우크라이나 전쟁 폐허에 그린 벽화의 도난 미수 사건과 관련해 당국은 범인들이 장기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절도범들은 그러나 벽화를 팔아 우크라이나군을 도우려 했으며 벽화를 떼어간 것도 또 다른 형태의 예술이라고 주장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뱅크시의 벽화를 훔치려던 일당들이 절도죄로 최고 12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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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들 "되팔아서 우크라 군 도우려…이번 사건이 가치 높일 것"
당국 "12년 징역형도 가능…벽화 원래 위치에 있어야"
도려내진 뱅크시 벽화 우크라이나 호스토멜의 한 건물 외벽에 그려졌던 그라피티 작가 뱅크시의 벽화를 지난달 2일 한 일당이 벽에서 뜯어가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은 벽화가 뜯겨나간 모습. 2023.1.5 [연합뉴스=EPA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그라피티 작가 뱅크시가 우크라이나 전쟁 폐허에 그린 벽화의 도난 미수 사건과 관련해 당국은 범인들이 장기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절도범들은 그러나 벽화를 팔아 우크라이나군을 도우려 했으며 벽화를 떼어간 것도 또 다른 형태의 예술이라고 주장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뱅크시의 벽화를 훔치려던 일당들이 절도죄로 최고 12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내무부는 성명에서 해당 벽화의 가치가 900만 흐리우냐(약 3억1천만원)라고 덧붙였다.

이 작품은 수도 키이우 외곽도시 호스토멜의 한 건물 외벽에 그려졌다. 전쟁으로 부서진 벽면에 방독면을 쓰고 목욕 가운을 입은 여성이 소화기를 든 모습이 담겼다.

범인들은 지난달 2일 벽화가 그려진 부분을 뜯어내 훔쳐 가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벽화는 당국이 수거해 보관하고 있다.

도려내기 전 뱅크시의 벽화 [뱅크시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경찰은 절도범들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한 활동가 그룹이 해당 벽화와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활동가 중 한 명이라는 세르히 도비는 지난달 NYT와의 인터뷰에서 벽화를 경매로 팔아 수익금을 우크라이나군에 기부하려 했다고 말했다.

또한 벽화가 그려진 벽면이 철거될 예정이었기 때문에 떼어내 보존할 필요가 있었으며, 벽화를 뜯어낸 것도 행위예술의 하나로 작품의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거리 예술은 루브르 박물관에 걸린 작품과 달리 모든 사람의 소유"라고 덧붙였다.

당국은 그러나 향후 기념관이나 다른 건물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벽화가 원래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뱅크시 작품을 둘러싼 소유권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 뱅크시가 영국 브리스틀의 한 클럽 외벽에 남긴 벽화를 클럽 주인이 경매에 넘기려 하자 시에서 소유권을 주장하며 이를 막으려 한 바 있다.

'모바일 연인들'로 불리는 해당 벽화는 마주 끌어안은 남녀가 시선은 각자의 휴대전화에 두고 있는 모습을 담았다.

정체를 숨기고 전 세계 도시의 거리와 벽에 그라피티를 남겨 '얼굴 없는 작가'로 유명한 뱅크시는 당시 클럽에 편지를 보내 이 벽화가 클럽을 위해 쓰여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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