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10대, 졸다가 '쾅'...고향찾은 대학생 참변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방학을 맞아 고향을 찾은 20대 대학생이 무면허 10대가 몰던 승용차에 치여 숨졌다. 10대 운전자는 비대면으로 차를 빌릴 수 있는 차량 공유 앱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충남도 소방본부와 공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9시 34분께 공주시 신관동 시외버스터미널 앞 도로에서 A(16)군이 몰던 K3 승용차가 건널목을 건너던 B(25) 씨를 치었다. 이 사고로 B씨가 숨졌고 A군도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MBN 뉴스7 방송 캡처

당시 사고 현장 CCTV에는 A군이 몰던 흰 승용차가 빠르게 달려오더니 횡단보도를 건너던 B씨를 그대로 들이받는 장면이 담겼다. 인도로 올라가 신호등 기둥을 들이받고 그 충격으로 돌아선 차량에선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조사 결과 운전면허가 없는 A군은 새벽 1시에 지인의 명의를 이용해 차량 공유 앱으로 대전에서 차를 빌린 뒤 충청권 일대를 8시간가량 운전했으며, 집으로 돌아가던 중 졸다가 신호를 위반하고 B씨를 들이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방학을 맞아 고향에 내려와 가족을 보러 가던 중이었다.

영상=SBS 뉴스8 방송 캡처

A군은 대면하지 않아도 되는 차량 공유 앱에서 지인의 면허증과 휴대전화 등을 도용해 인증 절차를 거친 뒤 차량을 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간단한 인증 절차만 거치면 차량을 빌릴 수 있는 차량 공유 앱은 미성년자의 면허 도용은 물론 음주나 약물을 복용한 고위험 운전자 구분이 불가능하다.

이에 차량 대여 시 지문 인식이나 화상 통화를 통해 면허증 사진과 실제 운전자의 얼굴이 일치하는지 등 최소한의 안전장치와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경찰은 A군을 교통사고특례법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입건해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박지혜 (noname@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