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누구보다 강한 2루 송구를 할 수 있다” 박동원은 ‘도루 저지’를 다짐했다
베테랑 프로야구 선수도 새 유니폼을 받으면 가슴이 뛴다. 지난해 11월 박동원(33)은 FA(자유계약선수)로 LG와 계약하고 며칠이 지나 줄무늬 유니폼을 받은 뒤 빨리 입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박동원은 “집에서 혼자 입어보며 사진도 찍어봤다. 설레는 감정이 생겼다”고 했다. 박동원은 “이 유니폼을 입고 빨리 그라운드로 나가 뛰고 싶은 마음도 함께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4일, LG는 새해를 맞아 ‘신년하례식’를 했다. 박동원은 LG의 코칭스태프 및 선수들 그리고 임직원에게 정식으로 입단 인사를 했다. 이후 이어진 인터뷰에서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잔뜩 녹아든 얘기를 이어갔다.
다른 팀에서 뛰다가 LG로 새로 이적한 타자라면, 우선 멀어 보이는 외야 펜스다. 실제로 그렇다. 잠실구장 외야 펜스는 중앙 125m, 좌우 100m에 좌우중간 또한 깊게 들어가 있어 ‘운’으로 만들 수 있는 홈런이 없다.
박동원은 다른 얘기를 했다. “잠실구장에서 잘 쳤는데, 다른 구장에서는 넘어갈 만한 타구가 펜스 앞에서 잡혔다는 얘기가 자주 나온다. 그런데 내 생각에는 다른 구장에서 쳤다면, 그 타구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고 했다. 더불어 “오히려 구장이 크면 더 좋은 부분이 있다”며 “2루타를 더 칠 수 있다. 난 1루타보다 2루타를 많이 칠 수 있어 더 좋다”고 말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최대 이슈는 포수들의 이동이었다. LG 역시 주전포수이던 유강남(31)의 롯데 이적과 거의 동시에 KIA에서 뛰던 또 다른 FA 포수 박동원을 영입했다. 박동원은 유강남과 간접 비교되는 시즌을 보낼 수도 있다.
박동원은 포수로서 경기력을 놓고, 유강남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조심스러워하며 어떤 얘기도 하지 않았다. 자신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부문 하나를 묻자 그에 대해서는 확신에 찬 목소리를 냈다. ‘도루 저지’에 관한 것이었다.
박동원은 “예전부터 항상 많이 준비하고, 많이 훈련하는 게 ‘2루 송구’다”며 “다른 팀 어떤 선수보다 2루 송구만큼은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누구보다 강한 2루 송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루 저지 여부가 포수만의 일을 아니다. 때로는 주자를 1루에 묶어두고 슬라이드 스텝을 해야 하는 투수 지분이 더 큰 부문일 수 있다. 그러나 박동원은 지난 2시즌 간 도루 저지율 0.312로 같은 기간 200경기 이상을 출전한 포수 가운데 두산 양의지(0.397), 삼성 김태군(0.330)에 이어 3위에 오르며 수치로 자신의 강점을 입증하고 있다. 박동원이 LG 유니폼을 입고 어필할 수 있는 부문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유강남과는 작은 인연도 생겼다. 박동원은 LG행이 확정되면서 서울 한 스포츠센터에서 개인 훈련을 하던 중 우연히 유강남을 만났다. 박동원이 운동을 하는 곳에 유강남도 찾아온 것이었다. 유강남의 덕담은 LG 투수들에 관한 것이었다.
박동원은 “유강남이 LG 투수에 관한 얘기를 해줬다. ‘LG 투수들이 좋아서 솔직히 너무 편했다’는 얘기였다”며 “전화번호도 지금 사실 모르지만, 궁금한 게 있다면 찾아 물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시즌 목표는 두말할 것 없이 ‘우승’이다. 박동원은 “나의 첫 우승을 LG에서 이루고 싶다”고 했다. 또 “내가 나가는 경기에서 많이 이긴다면 그 안에서 당연히 내 지분(개인성적)도 생길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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