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송혜교를 잘 활용한 ‘더 글로리’

2023. 1. 5.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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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파트1의 1~8화를 한번에 봤다는 사람들이 많다.

'더 글로리'는 학원폭력을 당해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 문동은(송혜교)이 자신을 짓밟았던 인간들에게 온 생을 걸어 치밀하고 처절하게 복수하는 내용을 담은 작품이다.

'더 글로리'는 연륜기에 접어든 배우 송혜교를 가장 잘 활용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더 글로리' 파트1은 처음부터 끝까지 송혜교가 끌고갔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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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파트1의 1~8화를 한번에 봤다는 사람들이 많다. 스피디하고 강렬한 전개와 주옥같은 대사에 대사에 빠지다 보면 몰입감이 장난 아니다.

“우리 같이 천천히 말라죽어 보자. 난 지금 되게 신나” “난 분노와 악에 더 성실하고 싶거든요” “(왕자가 아니라) 망나니. 신명나게 칼춤출께요”

김은숙 작가의 기존 로코와는 확실히 다른 장르물이다. 복수라는 주제를 다루는 방식도 감탄할만했다. 후반에는 김은숙 작가의 작품이 맞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더 글로리’는 학원폭력을 당해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 문동은(송혜교)이 자신을 짓밟았던 인간들에게 온 생을 걸어 치밀하고 처절하게 복수하는 내용을 담은 작품이다. 강렬한 전개와 섬세한 연출에 구멍 없는 열연이 전세계적인 호평의 이유다. 포브스는 “송혜교는 미묘한 연기를 통해 상처 입은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표현해냈다. 1분만에 문동은의 복수에 수긍”이라고 썼다.

‘더 글로리’는 연륜기에 접어든 배우 송혜교를 가장 잘 활용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송혜교와 김은숙 작가는 변신을 해야 하는 시기를 맞았다.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는 송혜교의 연기변신이라 할 수 없다. 조금 늦더라도 제대로 변신에 성공했다. 김은숙 작가와도 변신의 합이 잘 맞아떨어졌다.

‘더 글로리’ 파트1은 처음부터 끝까지 송혜교가 끌고갔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못한다. 학폭가해자 역을 맡은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지만, 이것을 받아치는 웃음기 뺀 송혜교의 연기는 압권이다. 이를 과장되게 연기하거나 과거 연기에 머물러 있었다면 어색할 수 있다. 송혜교의 다크하고 드라이한 리액션 연기는 자극적인 느낌보다는 복수의 품격 같은 걸 느끼게 했다.

고교시절 문동은이 금수저인 박연진(임지연) 무리들로부터 끔찍한 폭력을 당했지만 부모, 선생님 누구 하나 도와주지 않는다. 일평생 백야속에 살아온 학폭주동자 연진은 동은이 극야의 시간을 견딘 사정을 알지 못한다. 유일한 조력자인 보건교사는 힘이 없다. 오히려 선생님은 친구끼리 한대 때릴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오히려 동은의 뺨을 때린다. 동은의 엄마는 연진 엄마에게 돈을 받고 동은의 전학사유에 쓰여진 ‘학원폭력’을 ‘부적응’으로 고쳐준다.

동은의 온몸에 난 상처들, 그리고 지금도 가려워 계속 그 부위를 긁어야 하는 상황은 당시 학폭의 정도를 보여준다. 하지만 동은은 일어섰다. 복수의 방식은 동은이 연진 남편에게 접근하기 위해 여정(이도현)에게 배웠던 바둑과 닮았다. “침묵 속에서 죽을 힘을 다해 싸우는게 좋다. 상대가 공들여 지은 집을 무너뜨려야 이기는 것도 마음에 들고”

복수는 이미 시작됐다. 무심하면서 처연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송혜교의 연기에 완전 몰입됐다. “이제 너희들은 죽었어!!” 오는 3월 공개될 파트2의 복수가 기다려진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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