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날리면·짤짤이… 한국정치, 진영중독이 망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출신의 무소속 양향자 의원은 4일 한국 정치가 진영 중독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바이든’을 ‘날리면’으로 듣고, ‘XX이’를 ‘짤짤이’로 듣는 세력들이 우리 정치를 망치고 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펀드’ 회의장을 나서면서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고 000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했다. 언론들은 000이 ‘바이든(미국 대통령)’이라고 보도했으나 대통령실은 ‘날리면’이었다고 해명했다.
최강욱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4월 화상 줌 회의에서 ‘XX이’라는 성적 행위를 연상하게 하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짤짤이’라고 했다고 해명했다.
양향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 제도 개혁’이 신년 화두다. 다양성, 비례성을 높일 수 있는 몇몇 제도들이 논의된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내에 (정치 제도 개혁에) 성공한다면, 어쩌면 ‘역대 최고의 대통령’으로 기록될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양향자 의원은 “우리 정치는 기-승-전-진영 싸움이다. 그 수준도 점점 낮아진다”며 “하나의 팩트를 놓고 진영에 따라 해석은 물론 사실 자체가 달라진다. 내가 하던 ‘100점 방역’이 남이 하면 ‘0점 방역’이 되고 남이 하던 ‘0점 국방’도 내가 하면 ‘100점 국방’이 된다”고 했다.
이어 “‘이태원 참사’ 책임부처인 행안부 장관에게 응원 화환이 이어지고 상대 진영에게 독설을 날릴수록 후원금과 슈퍼챗이 몰린다”며 “내부 비판이나 충고는 ‘내부 총질’이나 ‘배신’으로 치부된다. 남의 편 말은 아예 듣지 않는다. 그것이 옳건 그르건, 타당하건 아니건, 외면하고 반대하고 조롱하고 적대시한다”고 했다.
양향자 의원은 “이 같은 한국정치 구조에서 ‘영웅’이나 ‘어른’이 나올 수 있을까? 한국은 정치를 하면 할수록 이미지가 나빠지고 오염된다”며 “선거철만 되면 경륜을 갖춘 중진들은 은퇴를 압박받고, 각 정당은 가능하면 정치와 상관없는 영역에서 ‘새 인물’을 찾는다. 진영에 중독된 한국 정치는 더 이상 예의나 품위를 따지지 않는다”고 했다.
양향자 의원은 “우선은 정치인 스스로 ‘진영 중독’이 아닌지 성찰해야 한다”며 “모든 사안을 진영이라는 프리즘으로 보고 있지는 않은지, 중독인 사람들이나 지지자들에게만 둘러싸여 있지는 않은지, 금단현상(지지자들의 외면)이 두려워 끊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도 중독자들에게 호응하지 말고 점잖게 ‘치료’를 권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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