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의원도 감동한 정의당 대표의 신년인사회 참석…이래야 협치된다[핫이슈]
대통령 정치에 문제 제기
초청 방식 문제 삼아
불참한 이재명 민주당과 대비
대통령실도 초청에 더 진심 보여야
대화 통한 협치 가능하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2일 신년 인사회에서 대통령에게 준 선물로 자신의 정치적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이날 신년회에 불참했다. 행정안전부에서 이메일로 보낸 초청장만으로는 초청의 진심을 못 믿겠다고 했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제1야당 대표 초청은 대통령실에서 직접 챙기던 게 관례였다. 그러나 민주당이 좀 더 창발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이재명 대표 본인이 돋보일 수 없는 자리라고 해도 대통령의 정치에 효과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을 것이다. 선물과 덕담, 편지로도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이정미 대표가 입증했다.
여당인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이정미 대표에게 감동했다고 했다. 그는 YTN 라디오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그날 제가 참 많이 감동을 받은 게 대통령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하면서 선물을 준비해 왔다고요. 책도 가져왔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편지로 썼다고. (중략) 어떤 사안에 대해서 생각이나 여러 가지 견해가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그렇게 새해를 함께 맞는 그런 자리에서 그런 자세를 보여주신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윤 대통령에게 새해 복 많으시라는 덕담과 함께 이정미 대표가 건넨 선물은 최근 타계한 조세희 작가의 소설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었다. 도시 재개발로 밀려나는 빈민의 삶을 그린 소설이다. 책 제목만으로도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너무나 분명했다. ‘빈민의 주거지를 철거하는 것 역시 법의 이름으로 이뤄졌다. 법의 이름으로 이뤄진 게 공정도 정의도 아닐 수 있다’라는 거였다. 지금 대통령이 법치주의를 명분으로 하는 일이 바로 그런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메시지였다. 이정미 대표는 그런 취지를 담은 편지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물론 이 대표의 메시지에 반대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소설의 배경이 된 1970년대 권위주의 통치 시대의 법과 지금의 법은 엄연히 다르다. 달라도 너무나 다르다. 정의당이 사회적 약자라면서 편을 는 노조 중 상당수는 더 이상 약자가 아니다. 기득권이 됐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법을 무시하고 무력화했다. 민주노총은 10% 정규직의 이익을 대변할 뿐, 대다수 비정규직과 취약 계층 근로자의 이익은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을 듣는다. 이런 민주노총의 지지에 기대고 있는 정의당 역시 별반 다를 바 없다는 비판 역시 이정미 대표는 새겨들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처신은 안타깝다. 민주당 원로인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야당 대표를 했던 시절) 대통령 주관 행사에 한 번도 안 빼고 꼭 갔지만, 가면 참 ‘개밥에 도토리’”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대통령의 상징성(을 고려해), 국가의 첫날을 시작한다든지 이런 큰 행사에는 그래도 참석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재명 대표가) 이번에 안 간 것은 잘한 일이라고는 생각할 수가 없다”라고 했다. 그의 말이 옳다. 개밥에 도토리 신세가 되는 게 싫다고 안 갈 게 아니라 창의적으로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물론 대통령실의 초청 방식도 아쉽기는 하다. 관례는 지키는 게 어땠을까 싶다. 그래야 협치가 된다.
김인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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